‘팔자걸음’은 퇴행성 관절염 위험… 신발 밑창 보면 ‘관절 건강’ 보인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은 “보행 자세가 좋지 않으면 발과 발목에 가해진 하중이 무릎으로 전달되고 장기적으로는 고관절과 허리까지 부담을 준다”며 “이 같은 하중 분산의 차이는 신발 밑창 마모 양상으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발 밑창이 닳는 위치는 걷는 동안 체중이 어디에 집중되는지를 보여준다. 관절 통증이나 근력 저하가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통증을 피하는 보행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특정 부위의 마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뒷굽 바깥쪽이 유난히 닳았다면 체중이 발 외측으로 과도하게 실리는 외회전 보행, 이른바 팔자걸음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보행이 반복되면 무릎 안쪽 관절면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내측 연골 마모가 빨라지고 퇴행성 무릎 관절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발이 바깥으로 향한 상태로 걷는 습관은 허리의 정상 곡선을 과도하게 만들어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뒷굽 안쪽이 많이 닳았다면 발 안쪽으로 체중이 쏠리는 내회전 보행, 즉 안짱걸음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지는 외반 정렬이 나타날 수 있고 무릎 바깥쪽 관절과 인대에 부담이 커진다. 발의 과도한 내회전은 고관절과 골반 정렬에도 영향을 미쳐 허리와 엉덩이 주변 근육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신발 앞쪽 밑창이 닳았다면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걷거나 체중이 앞쪽에 실리는 보행 습관이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발목의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면서 무릎과 고관절에 부담이 집중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좌우 중 한쪽만 닳는 경우는 체중 분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다리 길이 차이나 골반 비대칭, 척추 정렬 문제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아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임병은 제일정형외과병원 K-관절센터 원장은 “신발 밑창 마모는 보행 습관과 하지 정렬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며 “장기간 방치하면 특정 관절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으므로 설 연휴에 부모님 신발을 한번쯤 살펴보는 것도 관절 건강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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