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전후 미국 대도시 교외 풍경을 바꾼 사업가

윌리엄 레빗(William Levitt, 1907.2.11~1994.1.28)은 '주택 시장의 헨리 포드'라 불리는 미국 부동산 개발업자다. 2차대전 전후 주택난이 극심하던 시절, 그는 기반시설이 전무하던 교외의 값싼 토지를 대규모로 매입해 똑같은 규모와 디자인의 집을, 포드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자동차를 조립하듯 지어 싼값에 공급했다. 오늘날 미국 대도시 교외 중산층 주거단지의 원형이 된 ‘레빗타운’이었다.
그는 숙련공들이 매달려 한 채씩 짓던 전통적인 주택 건설 방식으론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대도시 주택난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 미숙련공도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주택 건축의 모든 공정을 단순화-표준화했다. 대량 생산된 벽체와 창문 등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시스템. 그는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지하실-기초공사 없이 평탄화한 바닥에 바로 콘크리트 슬래브를 치고 집을 앉혔다. 전성기 레빗타운 집 한 채가 지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6분 정도였다. 거기에 그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 당시로선 첨단 가전제품을 모두 빌트인으로 장착했다. 새로 조성된 깨끗한 교외 주거단지의 흰 나무 울타리와 너른 잔디 마당을 가진 집들. 1947년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감자밭에 들어선 1만7,000여 채의 레빗타운, 1951년 학교와 수영장 쇼핑센터까지 갖춘 펜실베이니아 벅스카운티 레빗타운 등이 그렇게 조성됐다.
연방주택청(FHA)의 부동산 보조금과 퇴역군인회 대출, 참전군인을 위한 주택지원법(G.I Bill) 덕에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도심 월세보다 싼 할부금으로 레빗타운 주택을 살 수 있었다. 레빗은 정부 구매자 대출 보증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거액의 건설자금을 충당함으로써 근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기틀을 다졌고, 정부 보증 30년 장기 할부로 ‘부동산=금융’이라는 공식도 만들어냈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고 'D-9' 윤석열 "매일 기도...이 나라도 온전히 회복될 것"-정치ㅣ한국일보
- 전한길에 쩔쩔매는 장동혁... "절연 얘기는 분열의 시작"-정치ㅣ한국일보
- "안희정 등장 환대한 의원들...참담"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일침-정치ㅣ한국일보
- "남 일 같지 않네" 신입 사무관 투신 사망에 술렁이는 세종 관가-사회ㅣ한국일보
- 태진아, 중증 치매 아내 위해 뉴욕으로… "낫게 해달라" 오열-문화ㅣ한국일보
- '작은 거인' 김수철이 밝힌 故 안성기 미담 "공부 계속하라며 돈 입금"-문화ㅣ한국일보
- 변사체 사진에 "선지 안 먹어" 조롱 경찰관 '직위 해제'-사회ㅣ한국일보
- 이부진, 아들 졸업식에서 '환한 미소'… 축가도 따라 불러-사회ㅣ한국일보
- 전세계 금·은 싹쓸이하는 중국 '아줌마' 부대...가격 변동 주도하고 있다-국제ㅣ한국일보
- "내가 너 담근다" 흉기 든 전자발찌 착용자 맨 몸으로 막는 '이 남자'-사회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