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설 대목 맞은 태화 오일장 ‘인산인해’, 설렘과 활기 가득…설대목 장날 실감
온누리상품권 환급장소 긴줄
울산 설 성수품 물가 양극화
사과 13%·한우양지 11% 상승
배 28% 급락…채소도 안정세


"오늘이 진짜 대목 아입니꺼.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10일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찾은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오일장을 맞아 들어선 좌판과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이 뒤엉켜 시장통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장 골목 초입의 육계집 사장은 밀려드는 주문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생닭을 손질하며 웃어 보였다. 채소 가게와 건어물 상점 앞도 제수용 나물과 탕국 재료를 고르는 주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좁은 통로에서 어깨가 부딪힐 때마다 "잠시만요"라는 소리가 오갔지만, 시민들의 표정에는 명절을 앞둔 설렘과 활기가 묻어났다.
고물가 속 알뜰 장보기를 위한 오픈런 행렬도 이어졌다. 시장 한편에 마련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장 앞에는 영수증을 든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시장을 찾은 장영란씨는 "사과랑 고깃값은 비싸서 손이 떨리는데, 배랑 나물값은 작년보다 싸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환급받은 상품권으로 과일을 더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태화종합시장 등 전통시장과 연계해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시 최대 2만원까지 돌려준다. 3만4000원 이상 구매시 1만원, 6만7000원 이상은 2만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권영호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오늘이 대목"이라며 "이번 명절에는 별도의 민생쿠폰 발행은 없지만 정부 주도의 환급 행사가 소비 촉진과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어 감사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은 활기를 되찾았지만, 주부들의 장바구니 계산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갔다. 올해 울산 지역 설 성수품 물가가 품목별로 극명한 가격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전날 울산 소매시장에서 사과와 소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크게 오른 반면 배와 채소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제 제수용 사과(후지·상품·10개)의 울산 평균 소매가격은 3만750원으로 지난해(2만7317원)보다 12.6% 뛰었다. 선물용 대과 수요가 몰리며 가격 강세가 이어진 탓이다. 탕국용 한우 양지(1+등급·100g) 역시 6872원으로 전년(6171원) 대비 11.3% 올라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수입산 조기 1마리 가격도 3830원으로 1년 전보다 9.4% 비싸졌다.
반면 또 다른 필수 과일인 배는 공급이 원활해지며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다. 울산 소매시장의 배(10개) 가격은 3만2600원으로 지난해(4만5283원) 대비 28% 급락했다.
한파로 가격 급등이 우려됐던 채소류도 울산에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금치(상품·100g)는 920원으로 1년 전(1184원)보다 22.3% 저렴해졌고, 애호박(상품·1개)도 2155원으로 전년(2605원)보다 17.2% 내렸다.
한편, aT가 조사한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20만2691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는 전통시장은 18만5313원으로 지난해보다 1.6% 하락했으며, 대형유통업체는 22만7876원으로 지난해보다 4.3% 상승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