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궈룽 ‘연지구’, 허우샤오셴 ‘해상화’…국내 첫 개봉 고전 예술영화 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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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재개봉 바람에 힘입어 한국 극장에 정식 개봉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걸작들도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허우샤오셴의 '해상화'에 오즈 야스지로의 1959년 작 '안녕하세요'가 11일 개봉한다.
'해상화'를 수입·개봉한 김난숙 영화사 진진 대표는 "조명장치 없이 등불에만 의지한 촬영 등 순수하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완성한 걸작으로 스크린에서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에 2030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건 반가운 현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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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재개봉 바람에 힘입어 한국 극장에 정식 개봉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걸작들도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허우샤오셴의 ‘해상화’에 오즈 야스지로의 1959년 작 ‘안녕하세요’가 11일 개봉한다. 오는 18일에는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1983년 작 ‘남쪽’이, 다음달에는 관진펑(관금붕) 감독, 장궈룽(장국영) 주연의 1987년 작 ‘연지구’가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199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해상화’는 허우샤오셴 감독이 자신의 연출작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기고 싶은 세 작품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다. 19세기 상하이 조계지의 유곽을 그린 영화로 모든 장면을 실내에서 원 신, 원 컷으로 촬영했다. 상류층 ‘나리’들과 기녀들의 여흥과 잡담, 갈등과 파국을 고요하게 응시하는데 카메라가 느리게 패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크린에 긴장감을 올린다. 후반 작업으로 화면 안의 모든 걸 갈아치울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만날 수 없는 ‘영화적 체험’을 선사하는 영화다. ‘해상화’의 개봉은 허우샤오셴과 주연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의 또 다른 대표작인 ‘비정성시’가 서울아트시네마 특별전에서 빛의 속도로 매진되며 연장 상영을 거듭한 게 계기가 됐다. ‘해상화’를 수입·개봉한 김난숙 영화사 진진 대표는 “조명장치 없이 등불에만 의지한 촬영 등 순수하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완성한 걸작으로 스크린에서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에 2030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건 반가운 현상”이라고 짚었다.

‘해상화’뿐 아니라 나온 지 60년이 넘은 ‘안녕하세요’의 개봉이 가능했던 이유는 4케이(K)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술로 스크린에서 고화질 감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를 수입 배급한 주희 엣나인필름 이사는 “‘동경 이야기’나 ‘만춘’ 등이 유명하지만 예술영화를 찾는 젊은 세대가 오즈의 미학에 입문하는 데는 고답적인 면도 있어 지금 봐도 밝고 귀여운 ‘안녕하세요’를 개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는 이른바 다다미숏, 즉 카메라를 다다미에 앉아 있는 사람의 높이에 고정해 찍는 오즈 카메라의 특징을 잘 구현하면서도 밝고 경쾌하다. 현관을 열면 바로 옆집이 보이는 1950년대 개량주택촌 이웃들이 말을 옮기며 벌어지는 소소한 갈등과 텔레비전을 얻기 위해 침묵 투쟁을 벌이는 두 형제의 이야기로 유머 감각과 아역들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희 이사는 3만명을 돌파한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이나 5만명을 돌파한 왕자웨이(왕가위)의 ‘화양연화’ 등 예술영화 재개봉에 2030세대 관객들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단순히 영화 보는 것을 넘어서 ‘문화적 경험’으로서 영화관을 찾는 게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교적 구매 단가도 낮고 이미 쌓인 인지도를 활용해 홍보 마케팅도 손쉬운 구작 상영은 불황에 예술영화 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고민도 남는다. 검증된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선호가 신인 시네아스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희 이사는 “그자비에 돌란의 경우처럼 예전에는 칸이나 베를린에서 매력 있는 신인을 발굴해 들여오면 관객들도 호응을 했는데 요즘은 쉽지 않다”며 “고전영화에 대한 최근의 관심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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