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콘서트 꼭 가고 싶었는데"... 2명 살리고 별이 된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
2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진짜 '히어로'가 되어 떠난 어머니
"엄마, 하늘에선 맨 앞줄에 앉아요"... 아들이 눈물로 배웅한 마지막 길

[파이낸셜뉴스] 평생 거리를 쓸고 닦으며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었던 어머니. 고단한 삶의 유일한 낙은 '히어로'의 노래였다. 하지만 끝내 그토록 원하던 하늘빛 물결 속에 서보지 못한 채, 어머니는 세상에 자신의 일부를 나누어주고 진짜 '별'이 되어 떠났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오던 60대 여성 홍연복(66)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져 영웅시대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홍 씨는 지난해 11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들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홍 씨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정년퇴직 후에도 쉬지 않고 시설관리공단 시니어 인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삶을 꾸렸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휴식은 트로트, 그중에서도 가수 임영웅의 노래였다.
가족들은 고인이 생전 입버릇처럼 "임영웅 콘서트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워 영상으로만 접했던 그 무대, 언젠가는 꼭 아들 손을 잡고 가보리라 꿈꿨던 그 소박한 소망이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가족들은 평소 베풀기를 좋아했던 어머니의 뜻을 기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의미 없이 떠나기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어머니가 더 행복해할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홍 씨는 지난해 12월 4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양쪽 신장을 기증해 이름 모를 두 사람에게 '새 생명'이라는 기적을 선물하고 눈을 감았다.
아들 민광훈 씨는 마지막 떠나는 어머니를 향해 눈물의 편지를 띄웠다. "어머니, 두 아들 키우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좀 더 오래 사셔서 손주도 보고, 그토록 원하던 임영웅 콘서트도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하늘에서는 부디 편히 쉬세요. 가끔 꿈에라도 찾아와주세요. 사랑합니다, 엄마."
비록 고인은 상암벌이나 고척돔의 객석에는 앉지 못했지만, 이제는 가장 높은 곳, '하늘석 1열'에서 누구보다 잘 보이는 시야로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떠난 홍연복 씨. 그녀야말로 임영웅이 노래하는 '히어로'의 모습 그 자체가 아닐까. 삶의 끝자락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을 실천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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