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작했다고? TV에서도 알고리즘에서도 찾기 어렵다

윤수현, 윤유경, 박서연 기자 2026. 2. 1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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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관심 떨어지는 상황에 8시간 시차, JTBC 독점 중계 겹쳐
시민들 "올림픽 하는지도 몰라" 반응… 광고주도 '시큰둥'

[미디어오늘 윤수현, 윤유경, 박서연 기자]

▲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출연한 JTBC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홍보영상 갈무리.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올림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하락하고 있고, 동시에 지상파 3사가 JTBC와의 협상 결렬로 이번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으면서 주목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8시간에 달하는 시차도 원인이다. 시민들은 “친구들은 이번 올림픽을 하는지도 모른다”, “개막식 한다는 걸 하루 전에야 들었다”며 올림픽에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에야 알았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최초로 지상파 중계 없이 종합편성채널 JTBC가 단독 중계하고 있다.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지상파 3사와 협상에 실패하면서 불가피하게 단독 중계에 나선 것이다. 현재 JTBC와 네이버에서 올림픽을 중계하고 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는 예전만큼 못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동계올림픽이 곧 개막하는데 관심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 올림픽이 조용해지는 경향이 생긴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너무 관심이 떨어져 있다”며 “대한민국 선수들이 뜨거운 관심 속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대외 홍보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매우 낮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전국 가구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JTBC에서 중계된 개막식 재방송 시청률은 1.9%에 그쳤다. 같은 날 새벽 3시30분에 방송된 개막식 생중계의 경우 시청률이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지상파 3사 통합 시청률 3%보다 낮다.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18%였다. 주요 경기 시청률 역시 낮은 편이다. 지난 6일 컬링 믹스 더블 2부 시청률은 2.5%, 지난 7일 방영된 컬링 믹스 더블·루지·피겨스케이팅 단체전 2부 시청률은 1.7%다.

반면 지난 7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시청률은 3.5%로 지난달 31일(3.4%), 지난달 24일(3.6%)과 비교해 차이가 미미하다. 같은 시각 JTBC에서 '컬링 믹스 더블 대한민국 대 체코전'이 열렸지만 시청자 이탈은 없었던 셈이다.

미디어오늘이 일반 시민들에게 동계올림픽에 대해 물은 결과,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JTBC가 단독 중계하는지 모르는 시민들이 다수였으며, 네이버를 통해 올림픽을 본 시민들도 손에 꼽혔다.

A씨(경기도 거주, 30대)는 “JTBC 단독 중계인 건 모르고 있어서 (지상파에서) '왜 방송을 안 하지' 생각하고 있었다”며 “TV 자체를 안 보는 친구들은 이번 올림픽을 하는지도 모른다. 유튜브나 TV에서 개막식·경기 영상이 미친 듯 쏟아져야 하는데 (이번 올림픽은) 그냥 없다”고 밝혔다. B씨(제주도 거주, 20대)는 “개막식을 한다는 걸 하루 전에야 들었다”며 “안 그래도 시차 때문에 경기 챙겨보기가 곤란한데, 일정이나 관련 소식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접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지난 7일 JTBC 뉴스룸의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식 관련 보도 갈무리

무관심 올림픽 원인은?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올림픽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하락 △지상파 3사 미중계 △8시간에 달하는 시차 등이 꼽힌다.

네이버가 올림픽을 중계하게 되면서 유튜브 콘텐츠도 줄게 됐다. 현재 유튜브에서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경기 중계 영상을 제공하는 국내 채널은 JTBC가 유일하다. 지상파3사가 콘텐츠를 쏟아내지 않다 보니 유튜브 추천 화면에서도 올림픽 콘텐츠가 뜨는 경우는 드물다.

방송 보도도 급감했다. KBS·MBC·SBS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당일인 2월4일 메인뉴스에서 각각 3건·5건·3건의 보도를 냈으며, 개막식 다음날엔 8건·6건·6건의 보도를 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개막식 당일과 다음날 보도 개수는 KBS 3건·MBC 3건·SBS 3건에 불과하다.

C씨(경상남도 거주, 40대)는 “올림픽이 개막한 줄도 몰랐고 관심도 없다”며 “JTBC 독점 중계로 다른 방송사에서 언급이 없었으니 이슈 확장성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지상파에서 (올림픽을) 안 다루니까 어젠다 세팅 자체가 안 되는 거 같기도 하다”고 했다. D씨(서울 거주, 20대)도 “원래 지상파 3사가 만들어냈을 올림픽 관련 유튜브 콘텐츠가 줄어든 것 같다. TV중계 보다 이로 인한 부가 콘텐츠 생산이 줄어든 것이 이슈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시차가 8시간 발생하면서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에 방송되는 악재가 겹쳤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쇼트트랙 종목의 경우 여자 500m 결승과 남자 1000m 결승은 오는 13일 새벽 4시15분에 중계되며, 차준환·이해인 선수가 나오는 피겨 스케이팅 역시 새벽 시간대에 방송된다.

이에 따라 기업 광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광고업계 관계자 E씨는 “삼성전자처럼 올림픽 메인 스폰서인 기업은 광고를 하지만, 나머지 기업은 예전처럼 올림픽 관련 광고를 많이 집행하지 않는다”라며 “올림픽 관련 광고를 하려면 주요 경기 앞뒤에 배치해야 하는데, 지금은 광고할 수 있는 채널이 JTBC밖에 없지 않은가.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시차도 많이 발생한다. 기업 입장에선 동계올림픽보다는 조만간 개최될 월드컵에 더 많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씨는 “과거보다 올림픽 관련 광고시장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라며 “광고 시장에선 대중적 흥행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지금은 김연아·윤성빈 같은 스타도 없다. 김연아 선수가 있었다면 새벽 시간대 경기라도 시청률이 잘 나오고 광고도 붙을 건데,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E씨는 “올림픽 광고시장이 침체된다면 광고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올림픽 기간에 추가 광고를 하지 않아도 별 문제 없다'는 인식이 기업들에게 생긴다면 향후 월드컵이나 하계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

보편적 시청권 문제 없을까

보편적 시청권 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보편적 시청권은 일반 국민이 올림픽·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 이벤트를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JTBC의 송출 범위가 법적 기준을 넘어섰지만 무료보편적서비스인 지상파만 시청하는 가구에선 올림픽 경기를 TV로 볼 수 없다.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2024년 기준 2.2%다. 무엇보다 지상파 직접 수신은 무료이기 때문에 이용자 다수가 IPTV·케이블SO·위성방송에 가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일 것으로 풀이된다.

F씨(서울 거주, 20대)는 “단 한 가구라도 유료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면, 공영방송은 밀어붙여야 한다”며 “오지나 시골에선 유료방송이 나오지 않는 가구가 있을 수 있다. 이들을 위해 세금내고 수신료를 내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C씨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할 정보와 언론이 자본주의에 잠식되는 것 같아 씁쓸하고 걱정된다”며 “돈 없으면 올림픽 중계도 못하고 스포츠 경기도 못 즐기는 세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B씨는 “요즘 TV로 올림픽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라면서 “보편적 시청권 침해까지로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적 관심이 비교적 적은 동계올림픽에선 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하계올림픽·월드컵 등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JTBC는 2026년~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년~2030년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동계올림픽이라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의 시청권이 아주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행법에서 방송사 간의 중계권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아주 제약적이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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