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인터뷰] “국민, 국힘을 ‘좀비 정당’이라 불러…尹과 절연 안 하면 지선 필패”

박성의·정윤경 기자 2026. 2. 10. 21: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野 최다선(6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한미의원연맹 공동 회장
“장동혁 정치적으로 미숙…나라면 오세훈 만나 정치적으로 풀었을 것”
“한동훈에게는 시간이 약…파벌 싸움 넘어 국민 위해 힘 보태야”
“한미 관세 문제, 정부·국회 모두의 책임…여야 머리 맞대고 대화해야”
“부산시장 출마? 호출 자체가 감사한 일…강한 부름 있다면 응답 노력”

(시사저널=박성의·정윤경 기자)

36세에 국회에 입성해 내리 6선을 지낸 22년 차 중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구을)의 시선에서 지금의 국민의힘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정당'이 아니다. 계엄은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고, 중도 확장을 말하면서도 당내 '왼쪽' 인사들은 줄줄이 제명되는 최근의 모습은 그에게 "무책임한 모순"으로 비친다. 조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서울·인천·강원 이 세 곳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서 "탄핵 반대 당론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2018년 지방선거 참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에 "직을 걸고 사퇴를 요구하라"고 맞불을 놨던 장동혁 대표의 대응을 두고도 "한판 붙자는 식의 리더십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당대표였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에 맞서 싸운 정치인을 내쳤다는 건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조 의원은 당의 변화에 대한 마지막 기대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조 의원은 "국민은 국민의힘을 고쳐 쓸 수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며 "정치는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 건전한 정치 세력이 공존해야 서로를 견제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부가 잘할수록 국민의힘의 반성도 깊어진다"며 "아킬레스건은 결국 부동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아닌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9일 국회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국힘, 뼈저린 자기성찰 해야…張 리더십 결여"

최근 국민의힘을 '좀비 정당'이라 비판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다행히 위대한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 해제안이 통과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돼 직을 잃고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 추종 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좀비 정당'이라는 비판하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한참 부족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시도에 대해 국민의힘은 뼈저린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그런 인식이 많이 결여돼 있다. 아직도 많은 의원들이 계엄의 원인을 민주당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도 국민의 뜻이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총칼로 해결하겠다는 시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 사회는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 지역구가 강남·TK(대구·경북) 등 보수 텃밭에 편중되면서, 중도층 민심과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의한다. 수도권에서 어렵게 당선돼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정치할 수 없다. 서울 강북이나 경기도 같은 지역이었다면 이런 행동이나 수수방관식의 무책임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도, 장동혁 대표도 결국 당원들의 지지 덕에 당선됐다. '당심'도 '민심'과 괴리되고 있는 것 아닌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의원이 바뀌면 당원도 바뀐다. 그런데 의원들이 전혀 바뀌지 않으니까 당원들은 자기 주장이 강한 유튜버나 일부 단체의 영향에 휘둘릴 가능성이 커졌다. '윤 어게인' 같은 목소리들이 아직까지 힘을 얻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당원이 안 바뀌면 의원이라도 바뀌어야 한다. 만약 의원의 3분의 2가 바뀐다면 당원도 바뀌게 된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후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할 사유가 결코 될 수 없다. 게시판은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다. 그걸 끌어내서 비상계엄에 맞서 싸운 정치인을 제명했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판받는 게 마땅하다. 그런 비판 글을 썼다는 이유로, 내란수괴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사람은 놔두고 그렇지 않은 행동을 한 정치인, 그것도 전직 대표를 제명하는 건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미 국민의힘은 계엄 옹호 정당, '윤 어게인' 정당으로 인식돼 있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한때 친한계 좌장으로 분류됐는데, 최근에는 한 전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다선 의원인 나에게 그런 표현(친한계)을 붙이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고 실례다. 나는 옳은 길에 동참하는 사람이지, 계파에 소속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할 때도 '친노'라는 표현을 싫어했다. 조경태라는 사람은 사하구 주민들이 만들어 준 정치인이고, 독립된 헌법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한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언급된다.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조바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는 결국 파벌 싸움을 넘어서는 일이다.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당내에서 장동혁 대표의 퇴진, 재신임 투표 요구가 나왔다. 장 대표도 '직을 걸라'고 맞받았는데.

"정치적으로 많이 미숙한 모습이다. 재신임을 묻자는 취지는 더 잘하라는 뜻이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선거가 걸려 있기 때문에 민심을 굉장히 잘 보고 있다고 본다. 이런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내가 당대표였다면 오 시장을 먼저 만났을 것이다. 한판 붙자는 식의 대응은 리더십 상실이다."

당 변화의 골든타임을 '2~3월 초'로 규정했다.

"6월이 지방선거다. 2월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선고일이고, 그에 대한 당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3월 말까지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지고 4월부터는 본격적인 선거 국면이다.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는 반드시 당이 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말하는 것인가.

"아직도 당론이 '윤석열 탄핵 반대'다.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말하면서도 탄핵은 안 된다는 건 궤변이다. 가장 분명한 바로미터는 탄핵 반대 당론을 철회하는 것이다. 이것 없이는 진정성 있는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당이 '절윤'을 거부한다면.

"이대로라면 2018년 지방선거 패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승패 기준은 무엇인가.

"서울·인천·강원 이 세 곳을 모두 이겨야 승리다. 부산이나 영남 사수를 지방선거 승리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 패배 후에도 국민의힘이 변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은 국민의힘을 고쳐 쓸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내가 우려하는 건 정치가 한쪽으로만 쏠리는 거다. 양날개로 날아야 제대로 날 수 있다. 건전한 정치 세력이 공존해야 서로 긴장하고 더 발전할 수 있다. 한쪽이 독식하는 구조는 처음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한미 관세, 여야 협치 필요…李정부, MB 부동산 참고해야"

일각에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설도 제기된다.

"내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여도 내란 옹호 정당과는 연대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은 정당과의 연대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준석 대표는 우리 당이 내친 사람 아닌가. 그래놓고 연대를 말하는 건 모순이다."

부산시장 출마, 고민하고 있나.

"(거론되고 호출되는 일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후보군에 오르는 분들 각자 나름대로 큰 장점과 강점이 있다. 결국은 유권자인 부산 시민의 부름을 받아야 한다. 큰 부름이냐 작은 부름이냐의 차이다. 설 연휴가 지나고 나면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나. 만약 부산 시민들께서 나에게 강한 부름을 주고 쓰임새가 있다면 그에 맞는 응답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시에 차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로도 언급된다. 실제 '러브콜' 있었나.

"없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나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은 있는 것 같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된다면 갈 수는 있겠지만, 일방적인 요청에 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이다.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는데.

"3월16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D.C.와 미주리를 갈 예정이다. 6명 정도가 함께 가서 미국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국무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쿠팡 관계자도 만난다. 목적은 관세 문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그동안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국회 차원에서 풀어보려고 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대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비판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미투자특별법의 빠른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관세 문제를 어떻게 풀지, 쿠팡 문제를 어떻게 할지 국민의힘 입장이 있다면 국회 대표단이 미국에 가는 만큼 빨리 정리해서 의견을 줘야 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우리끼리만 옥신각신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대화가 필요하다."

대미 관계에 있어 정부에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정보가 부족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갑자기 15%에서 25%로 올렸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그 배경에 대한 정보 파악이 부족한 것 같다. 인위적인 해석만 하려는 모습이다. 나는 쿠팡 문제가 크게 작용했을 거라고 본다. 정보통신망법 같은 플랫폼 규제도 영향이 컸을 것이다. 미국은 플랫폼 규제에 굉장히 예민하다. 이런 신호를 국회도 정부도 이미 받았는데도 등한시한 책임이 있다. 이제는 누가 잘못했느냐를 넘어, 미국 정치권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감안하면서 지혜롭게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2년차, 어떻게 평가하나.

"더 잘했으면 좋겠다. 정부가 잘해야 국민의힘의 반성도 더 깊어진다. 그런데 정부가 제대로 못하면 내란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조금 더 강한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부동산이다. 이재명 정부의 생명력은 부동산 정책에 달려 있다.

실패했던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따라하면 안 된다. 진영을 막론하고 부동산 정책을 잘 폈던 정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규제를 완화하면서 부동산이 비교적 자유롭게 거래되던 측면이 있었다. 잘한 게 있다면 상대 당 정책이라도 끌어 써야 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