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보러...BTS 리더 RM 광화문에 떴다

허윤희 기자 2026. 2. 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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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아트조선스페이스 ‘쓰다, 이중섭’展 찾아
모자 눌러 쓰고 은지화·편지·엽서 등 유심히 살펴봐
‘쓰다, 이중섭’ 전시장을 방문한 RM(오른쪽)이 이중섭이 남긴 편지화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허윤희 기자

그가 광화문에 떴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32)이 ‘국민 화가’ 이중섭 전시장을 찾았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 이중섭 탄생 110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특별전 ‘쓰다, 이중섭’ 전시장에 RM이 쓱 들어왔다. 회색 패딩에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RM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꼼꼼히 발자국을 찍으며 은지화를 비롯해 이중섭이 남긴 작품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폈다.

조선일보사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비극적 삶에도 가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놓지 않은 ‘인간 이중섭’에 주목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은지화 두 점 ‘가족1’ ‘가족2’, 아내와의 재회를 꿈꾸며 그린 유화 ‘환희’를 비롯해 은지화, 유화, 엽서화, 편지화 등 80점을 선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쓰다 이중섭'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은지화 섹션을 살펴보고 있다./이태경 기자
RM이 유심히 살펴본 이중섭의 은지화 ‘가족 2’(연도 미상). 은지에 새김, 8×14㎝. /개인 소장

이날 RM은 청년 이중섭이 훗날 아내가 된 연인 마사코에게 보낸 엽서화부터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뒤 고뇌와 사랑을 담아 보낸 편지화, 담뱃갑 은박지를 긁어 완성한 은지화까지 한 점 한 점 면밀히 관람했다. RM은 특히 8×14㎝ 작은 화면 안에 절절한 그리움을 새겨 넣은 은지화 섹션에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전쟁통에 모든 것을 잃고 무일푼 피란민이 된 이중섭은 붓 대신 뾰족하고 날카로운 철심을 들고 작은 은빛 세상에 아내와의 격렬한 입맞춤, 바닷가에서 아들과 발가벗고 게 잡던 단란했던 시절을 새겨 넣었다. RM은 전시 담당자에게서 이중섭의 예술혼과 작품 소장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이중섭, 유화 ‘환희’(1955). 종이에 유채, 29.5×41㎝. /이중섭미술관

RM은 1955년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를 그리워하며 그린 ‘환희’ 앞에서도 한참을 서 있었다. 닭을 의인화해 부부의 사랑을 표현한 역작이다. 2014년 서울을 찾은 야마모토 여사는 전시장에서 이 그림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미술 애호가이자 컬렉터로 유명한 RM은 “이중섭 작품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RM은 지난 2022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출연해 “대부분 수집가들이 외국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걸 좋아하지만, 나는 한국인의 자부심이 있다”며 “내 컬렉션의 70~80%가 한국 작가의 작품이지만 이중섭은 없다. 이중섭은 비싸다”라고 했다.

이중섭, '아들 태성에게 보낸 편지'(1953). 종이에 펜, 채색, 26.4×20.2cm. /개인 소장
조선일보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이중섭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쓰다, 역사로’ 섹션. 관람객들이 커다란 인쇄물 형태로 내걸린 옛 신문 지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태경 기자

옛 조선일보 속 이중섭을 만나는 ‘쓰다, 역사로’ 섹션도 주의 깊게 들여다봤다. 이중섭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실렸던 조선일보 지면을 커다란 인쇄물 형태로 내걸은 공간이다. RM은 1955년 미도파 화랑에서 열린 이중섭의 첫 개인전 기사, 1956년 부음 기사 등 조선일보 아카이브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오랫동안 그 앞을 떠나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조선일보사와 이중섭미술관이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함께 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이후 10년 만에 다시 여는 특별전이다. 6월 14일까지. 설 당일을 포함해 연휴 내내 문을 열고, 19일 목요일 휴관한다. 입장료 성인 8000원.

그룹 BTS의 RM(김남준)이 작년 10월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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