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다카이치 다음 스텝은 ‘야당 달래기’
개헌 위한 연정 시도…유신회에 총리 견제할 인물 없어 우려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집권 자민당이 헌법 개정을 위해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 개헌에 동의하는 야당들과 제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사진) 내각의 한 간부는 “중의원에서 논의를 진행하면 참의원도 개헌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개헌안 발의를 위해 환경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를 위해 야당과의 협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민당이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둬 단독 개헌안 발의가 가능해졌음에도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이유는 참의원에선 소수여당인 ‘네지레(비틀림·꼬임) 국회’ 상황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헌안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국민투표에 회부될 수 있다.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3분의 2(310석)를 넘어서는 316석을 확보했으나 참의원에선 248석(과반 125석) 중 101석을 갖고 있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의석(19석)을 합해도 과반이 되지 않는다. 의석의 절반을 교체하는 차기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실시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향한 도전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각 정당의 협력을 얻으면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이뤄질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각오”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이날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기회를 가능한 한 빨리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절차를 밟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신속히 실현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이 개헌뿐 아니라 여타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도 야당과의 협력을 도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이 중의원 3분의 2 이상 의석을 단독 확보하면서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얻었지만, 이런 국회 운영을 강행할 경우 야당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야당 협력을 얻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민주당에 (연립정부 참가) 의향이 있다면 꼭 추진하고 싶다”면서 연정 확대를 통해 참의원 내 소수여당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일본 내각과 자민당에선 중의원 선거 압승 이후 다카이치 총리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3~2024년 비자금 스캔들 이후 자민당 내 파벌도 대부분 해산된 상태다. 한 당직자는 “‘나는 총리와 친하다’는 호소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연립여당에 다카이치 총리 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아베 신조 내각 때와 다른 점이다. 아베 내각 당시 연립여당 공명당은 자민당의 우경화를 저지하는 브레이크였지만,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보수적 정책을 가속하는 액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을 두루 만나지 않고 관저에서 최측근들과 상의하고 결정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성격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부정적인 의견을 직언하는 이가 없으면 매우 위험하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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