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23년간 문화유산 연구 몰두’ 김동규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장

최재훈 2026. 2.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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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로… 굳건한 ‘황금 토대’ 세운다

과거 국립중앙박물관 근무… 작년 10년간 땀 흘려 정리한 논문 발간
올 10월 예비평가 마무리 후 고강도 준비작업… 기대감·욕심 생겨
‘양주관아’ 실체 재현 눈길… 세계적으로 빛 발할 탄탄한 기반 마련

김동규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장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 전시된 회암사지 서승당 모형 앞에서 국내 최고로 알려진 서승당의 온돌시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며 우리 박물관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관람객으로만 보면 세계 3대 박물관 반열에 올랐다. 사실 이보다 중요한 건 세계인들이 우리 역사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점일 것이다.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로 널리 알릴 기회가 찾아온 덕분에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김동규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장은 한때 국립중앙박물관에 몸담은 적 있는 문화재 분야 전문가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현 보존과학센터)은 그가 문화재 보존에 대한 열정을 꽃피우기 시작한 곳이다. 양주지역 문화유산의 매력에 이끌려 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관련 연구에 몰두한 지는 올해 23년째다.

김 팀장은 “최근 문화유산 활용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서 국가기관과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며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문화유산의 활용은 어디까지나 그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팀장은 문화재 분석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많고, 분석을 기초로 실제 활용방안을 세워 실행하는 일로 대부분의 일과를 보낸다.

그는 “좋아서 하는 일이고 보람도 크지만, 많은 사람에게 문화재가 지닌 진정한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매 순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주 회암사지는 연구자나 실무자에게 가치와 활용이라는 양면이 공존하게 하는 과제의 난이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콕 집어 말했다.

김 팀장이 말하고 싶은 건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문화유산일수록 그 이면에는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듯 보였다. 달리 말하면 문화유산을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고 눈길을 돌리게 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일이란 얘기다.

김동규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장이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서 유물 관련 도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김 팀장이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생각은 지난해 발간된 그의 박사학위 논문 ‘가치기반의 문화유산 활용방안 연구’에 상세히 담겨져 있다. 지난 10여 년간 회암사지 현장에서 심신을 혹사하며 땀 흘려 얻은 성과가 200여 쪽의 책에 잘 정리돼 있다.

김 팀장은 “현재 회암사지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항해의 출발선에 서 있다.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과 정성, 그 이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회암사지는 2022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돼 올해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를 진두지휘할 막중한 임무가 그의 두 어깨 위에 놓였다.

김 팀장은 “여기까지 오는데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며 “철저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매번 부족한 면이 보여 보완하고 또 보완하다 보낸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강 이북지역의 종가로 불리는 양주의 수많은 문화재 중에는 회암사지 외에 김 팀장의 손길로 빛을 발한 문화재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대표 문화재로는 ‘양주관아’를 들 수 있다. 양주관아는 양주 관광 투어코스에 빠지지 않는 명소다. 김 팀장은 “어렵게 찾아낸 기록물과 흔적을 토대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실체로 만들어냈다. 관아라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생생히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문화재 관리와 활용에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조선시대 우리의 조상이 관아를 대하던 것과는 똑같을 순 없지만, 후대인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재를 조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김 팀장은 “문화재의 활용은 가치의 고도화와 닿아있는 것이며 문화재가 지닌 가치를 오늘날 시대상에 맞게 잘 살려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문화재를 활용하려는 궁극적인 이유 중 하나는 문화재의 가치를 후세에 오래도록 남기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상당수 지자체가 누구나 아는 이 명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문화재를 정비하는 사업이 보전과 활용을 따로 보고 추진돼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오늘날 성공이 단순히 세계적 ‘한류 열풍’의 힘만이 아니란 점을 김 팀장의 얘기에서 짐작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우리 문화유산이 한 발짝 더 나아가 세계적 유산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으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거둔 국립중앙박물관의 성과는 문화유산의 활용을 준비하는 많은 지자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특히 많은 외국인 방문객이 찾는 경기도에서는 이같이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한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 버금가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대학에서부터 현재까지 줄곧 한길을 걸어왔다. 문화유산과 함께한 그의 인생 궤적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는 “경력 대부분을 양주에서 보내며 양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며 “오랜 세월 연구한 양주의 문화유산이 세계적으로 빛을 발할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를 염두에 두는 듯했다. 이에 관한 계획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회암사지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을 넘어 국가적으로도 문화적 성과임에 틀림 없기에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김 팀장은 “올해 10월께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에 관한 예비평가가 마무리되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차원의 고강도 준비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긴장도 되지만 기대감이 더 크고 개인적인 욕심도 생긴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가 최근 연구에 더욱 전념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연구에 몰입했고 문화유산 활용 전반의 체계를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의 연구는 세계유산으로서 회암사지와 더불어 양주의 문화유산 가치를 더 오래도록 지켜내는 일인 셈이다.

김 팀장은 “문화유산을 잘 지켜내는 일은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내 고장의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데서 출발하고, 지자체와 국가는 대중적 사랑을 얻기 위한 기반과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양주시 세계유산추진팀장은?
▲1998년 국립중앙박물관 근무
▲2003년 양주시청 문화관광과 유산종무팀 근무
▲2015년 양주시청 문화관광과 박물관팀(박물관팀장) 근무
▲2026년 양주시청 문화관광과 세계유산추진팀(세계유산추진팀장) 근무


양주/최재훈 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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