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매수·독재자 감별법’ 소개한 이낙연 “尹 헌정파괴, 明 민주파괴”

한기호 2026. 2.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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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해설 유튜브
“민주화 방심 틈탄 尹 계엄이 헌정질서 파괴”
“헌정파괴 치유한다던 明,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파괴로…사법·의회 죽인 독재자들 방식”
“베네수엘라 차베스 야당 ‘적·반역자’라 불러”
거대양당에 “경쟁자 존재 부정하고 누명씌워”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더불어민주당 대권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NY)가 이재명 정권을 향해 재차 “지금 정부는 사법리스크 때문에 많은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론’에 이른바 ‘괴물독재국가’ 우려를 제기한 데 이어서다.

새미래민주당 창당주주 격인 이낙연 전 총리는 10일 구독자 약 2만1000명의 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 최근 영상에서 “우리가 민주화를 시작하고 올해로 39년째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으로 출발해 평화적 정권교체를 여러번 실현했고 인권과 노동권을 확대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민주주의가 견고하단 착각과 방심을 했는지 모른다”며 “바로 그걸 틈타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에 군병력을 투입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했다. 그런 헌정파괴를 청산·치유한다는 약속을 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주의를 확실히, 공고하게 만드는 게 당연했으나 지금 정부는 사법리스크 때문에 많은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SNS를 통해 소개했던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공저)를 다시 화두에 올렸다.

새미래민주당 초대 대표이자 현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최근 유튜브 ‘이낙연의 사유’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사법·언론 관련 정책과 태도를 일부 국가 독재자 사례에 빗대며 비판했다.[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 영상 갈무리]


이 전 총리는 “이 책은 과거 민주주의 파괴는 쿠데타·혁명처럼 총칼로 했으나 요즘은 합법을 가장해 민주주의 파괴가 이뤄진다고 진단한다”며 “독재자들은 국회에 사법부까지 장악해 민주주의 파괴를 ‘합법으로 가장’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한국도 완전히 ‘그렇지 않다’고 말할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파괴 유형으론 먼저 ‘사법부 죽이기’를 꼽았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태”라고 언급하며 “독재자 차베스가 취임하자마자 대법원이 자진해산하게 만들어 대법원을 재구성했는데,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재선되자마자 대법관을 20명에서 32명으로 증원하고 자기 사람을 심었다”고 설명했다.

또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라는 독재자는 검찰·감사원·국민고충처리위원회·중앙통계처·헌법재판소를 여당 인사로 채웠고, 헌재 재판관을 8명에서 15명으로 증원했다. 수법이 비슷하다”며 “우리 한국은 대법관 14명을 26명으로 늘리려 하고 법원 인사에 외부세력이 관여하게끔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수사권을 박탈하고, 권력에 좀 더 순종적인 경찰에 막강한 권한을 몰아주고, 그 경찰은 정치인 수사를 덮거나 미온적으로 임한다”며 “이렇게 사법부를 죽이고 장악하는 걸 이 책은 ‘심판매수’라 규정한다”고 소개했다. 둘째 유형으론 ‘의회 죽이기’라며 페루의 옛 3연임 독재자를 거론했다.

이 전 총리는 “페루의 후지모리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의회는 야당이 장악하고 있었다”며 “그는 법을 만들지 않고 행정명령으로 국회를 우회하려 했다. 무려 126건 행정명령을 내놓고 의회에 승인 요구를 해 야당이 거절하자, 후지모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 무효화를 선언했다. 쿠데타”라고 짚었다.

또한 “야당과 비판자 모욕주기 공격을 이 책은 지적한다. 후지모리 시대엔 국가정보원이 판사·야당·기업인·언론인 등 수백명을 불법촬영해 뇌물수수나 매춘으로 협박했다고 한다”며 “베네수엘라 차베스는 야당을 ‘적’이나 ‘반역자’라고 불렀다.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언론인들을 테러리즘 선전에 동원됐다고 매도했다”면서 “더 고약한 언론·정적 매수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루의 정보원장은 텔레비전 채널4 소유주에게 1200만달러를 주고 뉴스편성권을 포기시켰다. 채널5 대주주는 900만달러 주고 매수했다. 채널9 대주주에겐 특정 기자 2명 해고를 조건으로 500만달러를 줬다. 헌법재판관·판검사들에게 매달 집으로 현금을 배달해 매수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난폭한 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다. 그에겐 골칫거리였던 NTV 방송 소유주 구신스키를 잡기 위해 세무기관을 통해 수사해 불법 금융 혐의로 체포했다. 그걸 이기지 못한 구신스키는 방송국을 팔고 망명했다”며 “기업인이 모두 굴복하고 ORT 방송만 푸틴 비판을 계속하자, 푸틴은 ORT 지배주주 베레조프스키를 아주 오래된 사건으로 체포해 결국 망명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이낙연의 사유’ 영상 갈무리]


기자 출신으로서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입법 과정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관해서도 “이른바 입틀막법 2건이 문제되고 있다”며 “급기야 미국 국무부 장·차관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나라들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언론들은 국무장관과 차관의 그 말이 한국을 겨냥한 것 같다라고 해석하고 있지 않느냐”고 에둘러 연결지었다.

그는 미국이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한 3대 사례로 ▲루스벨트 대통령 시기 대법관 증원(9명→15명) 시도를 여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해 포기한 일 ▲공산주의 배신자 명단 선동을 한 매카시 상원의원을 같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의원직 박탈시킨 일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로 탄핵 위기 속 표대결을 저울질할 때 여당인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설득해 사임한 일을 가리켰다.

이 전 총리는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잠재적 독재자 감별법을 소개한다”며 ▲말과 행동에서 민주주의적 규범을 거부 ▲경쟁자의 존재를 부정 ▲폭력을 용인·조장 ▲언론자유 등 반대자나 국민 기본권을 억압하는 정치인 4개 유형을 가리켰다. 그는 “양당 극단세력들”을 가리켜 “경쟁세력을 악마로 규정해 그 세력에 대한 대중의 증오심을 자산삼아 정치하는 쪽”과 “법원을 쳐들어간다든가, 비판하는 사람 지역 사무실까지 가서 행패부리거나, 험악한 말로 누명을 씌우는 일들”이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이 책은 그동안 민주주의가 지켜진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두가지 규범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를 가리켰다. 특히 “독재자들은 ‘제도가 허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하려고 해서 민주주의가 파괴된다”며 “(민주주의가) 유리그릇처럼 깨지기 쉽단 걸 우리 모두 인정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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