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이력’, 사업주에 제공 추진…태업시 불이익도 검토

박다해 기자 2026. 2. 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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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이력을 사업주에게 제공하고, '태업'(업무태만)시 불이익을 주는 조항을 새롭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0일 한겨레가 입수한 노동부 '외국인력 통합지원 티에프(TF)'의 '외국인력 통합지원 추진방안'을 보면, 그동안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사업장 변경과 관련해 입국 뒤 3년 제한에서 1~2년으로 기간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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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용허가 업무 중인 서울의 한 고용센터. 연합뉴스

정부가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이력을 사업주에게 제공하고, ‘태업’(업무태만)시 불이익을 주는 조항을 새롭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장 변경 제한은 입국 뒤 3년에서 1~2년으로 의무 기간을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기준을 소폭 완화하는 대신, 사업주의 이해를 반영해 ‘태업 시 불이익’ 등 오히려 고용허가제를 개악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한겨레가 입수한 노동부 ‘외국인력 통합지원 티에프(TF)’의 ‘외국인력 통합지원 추진방안’을 보면, 그동안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사업장 변경과 관련해 입국 뒤 3년 제한에서 1~2년으로 기간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1년 1회’, ‘2년 2회’로 하거나 절충안으로 ‘1년6개월’을 놓고 고심 중이다. 현재는 3년에 3회, 비자 연장 시 1년10개월 동안 2회로 변경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기간 변경은 현실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 노동부 조사 결과, 2015년 이후 입국한 이주노동자 중 1년 이내 사업장을 변경한 경우가 58.4%, 2년 이내는 83.9%로 대부분 1~2년 사이에 사업장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노동계·경영계 등이 참여한 ‘외국인력 티에프’는 지난해 12월 출범해 이주노동자 권익 강화 방안 등을 마련 중이다

문제는 이주노동자의 인권 침해가 가중될 수 있는 ‘개악안’이 주요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다. 추진 방안엔 구인 사업주가 요청하고 노동자가 동의하면 구직자의 사업장 변경 이력을 사업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생사여탈권을 사업주와 노동부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주노동자가 동의서 작성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며 “사업장 변경 이력은 이주노동자에게 ‘블랙리스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당한 대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장을 옮긴 이력이 사업주에게 노출되면 ‘낙인 효과’가 생길 수 있어서다.

노동자가 태업할 경우 취업활동 기간 연장을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최 변호사는 “태업을 두고 사업주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악용할 소지가 크다”며 “이주노동자를 더욱 구속할 수단을 부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업장 변경 사유 중 하나인 ‘2개월 이상 임금 미지급’ 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것도 논란이다. 이는 임금을 매달 1회 이상 정기 지급하도록 명시한 근로기준법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사업장 이동 제한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신하나 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사업장 변경 제한은 노동자가 사업장을 이탈해 미등록 체류를 선택하게 만든다”며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없는 기업이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해 연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아직 검토 중인 안”이라며 “티에프 논의 이후 관계 부처 및 국민 의견 수렴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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