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러지 못했다, 너희들은 그러면 안 된다… ‘초보 코치’ 김성현의 꿈, 물음표를 잔뜩 던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나 대표팀 합류 경력과 같은 빛나는 ‘훈장’은 없다. 이렇다 할 타이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1군 통산 1622경기에 나갔다. 그것도 오직 한 팀의 유니폼에 자신의 경력을 바쳤다. 이 자체로도 성공한 야구 인생이다. 올해 SSG의 플레잉코치로 선임된 김성현(39) 코치는 빛보다는 소금과 같은 선수였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전형적인 슈퍼스타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실제 1군 통산 1622경기에 나가며 좋은 기억도 많았지만, 또 그렇지 않은 기억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역이기도 했다. 단맛도, 쓴맛도 다 봤다. SSG는 그런 김 코치의 경력에 오히려 기대를 건다. 성공의 경험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순탄하게 선수 생활을 해온 이들보다 더 진솔하게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런 김 코치는 아직 코치직이 낯설다. 지난해 11월 열린 가고시마 유망주 육성 캠프부터 코치로 변신했지만, 김 코치는 “서 있는 게 힘들다”고 웃어보였다. 선수 때는 항상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지만, 코치는 때로는 서 있는 시간이 많다. 팀의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도 이전에는 선수로 왔지만 코치로 오는 건 처음이다. 그냥 시야가 낯설다.
이제 겨우 코치로서의 ‘생활’에 적응한 단계다. 김 코치는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다”면서 경험이 많은 선배 코치인 조동찬 수비 코치를 졸졸 따라다닌다.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한 번에 깨닫고 실천하는 지도자는 없다. 다 경험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김 코치에게 선수의 물이 빠지고, 코치로서의 기반이 쌓이는 시간이다.

사실 코치 대 선수보다는 아직 동료 대 동료의 기분도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팀의 주축 선수들은 2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다. 어린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훈련을 시키면서도 “내가 현역 때 하기 싫었던 것들이 있지 않나. ‘이렇게 하면 쟤들이 힘들겠다’, ‘이렇게 하면 쟤네들이 지루할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알고도 시켜야 하는 게 코치다. 조금씩 그 시야가 확장되고 있다.
초보 코치지만 대화를 나누며 나오는 말에는 철학과 울림이 있다. 보기에 따라 성공적인 선수 경력일 수도 있고, 그렇게 화려하지 않은 선수 경력일 수도 있는 김 코치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 김 코치는 “나도 많은 실수와 실패를 해보고, 좋았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선수들을 뭔가 이해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은 정말 조금 미쳐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 스스로가 그 시절 완벽히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자기반성이다. 후배들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끊임없이 스스로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달았다. 김 코치는 “내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했을 때가 조금 많았다. 누군가 이야기를 했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귀담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들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선수들에게 계속 질문이 던지는 코치가 되고 싶은 게 꿈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코치는 “계속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답이 없다. 그래서 열려 있어야 한다. 이것저것을 다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코치가 되기 위해 스스로 더 공부를 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김 코치는 “선수들은 ‘왜 이것을 해야 합니까’라고 계속 궁금해 한다. 그때 내가 대답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어쩌면 코치로서의 경력과 철학을 관통하는 다짐일 수도 있다.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공부하려는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조동찬 코치를 많이 보고 배우면서 선수들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도 꼼꼼하게 눈에 담는다. “시즌 중에 김성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반 농담을 던지는 조 코치지만 “이제는 제법 펑고도 잘 친다”며 좋은 자질을 가진 후배 코치의 등장을 반겼다. 후배들의 잠재력은 키우고, 시행착오는 최대한 줄이려는 꿈이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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