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타격 입은 정청래…“연임 빨간불” “지방선거 결과에 달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이 10일 무산되면서 합당을 전격 제안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았다. 당 대표 연임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3 지방선거 전 당내 통합과 당·청 관계 회복의 과제를 안게 됐다.
정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더욱 단결하고 더 낮은 자세로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죄송하고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했다.
합당 무산으로 정 대표 리더십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 “고독한 결단”이라며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 없이 합당을 전격 발표해 즉각 절차 시비를 불러왔다. 공교롭게도 코스피 지수가 5000을 찍은 날 대형 돌발 이슈를 던져 정부 성과를 가린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특히 정 대표가 합당 제안 후 비공개 석상에서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당무에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선 A의원은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제안) 배경을 해석하게 만들어 부적절했다”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가 연임을 노리고 합당을 추진했다는 논란까지 제기됐다. 특히 합당 논란이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문제와 결부되면서 정 대표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정 대표는 오는 11일 합당 무산에 대해 재차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 연임 도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초선 C의원은 “(정 대표는) 당내 소수파였고 그나마 당원들에게 일정 지지를 받았는데,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부터 여러 당내 분란으로 선을 너무 넘어버렸다. 그야말로 정무 대참사”라며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 D의원은 “지도력이 많이 상실된 건 사실”이라며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8월 전당대회에서) 적용돼도 지금 당 분위기로는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정 대표가 생채기를 회복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선 B의원은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겠지만 아직 (전당대회까지) 많이 남아있고, 선거를 대승으로 이끌면 잊히는 사안들”이라며 “(연임 전망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 E의원은 “대표 퇴진 논의를 할 수 없는 게, 선거를 앞두고 있어 기본적으로 여당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 쪽에선) 지방선거를 이기고 나면 (연임) 동력이 다시 생긴다고 보겠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내란 심판의 성격이 크지, 정 대표의 공이냐는 또 다른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합당 논의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지게 됐다. 다만 경선 규칙이나 공천 등을 두고 비당권파와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혁신당과의 선거연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상 기류인 당·청 관계도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의원은 “혁신당과 전면적 선거연대는 아니더라도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전략적 연대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당이 의사결정을 할 때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잡힌 방향(을 당이 크게 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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