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물포구 출범, ‘마음의 연결’이 행정통합의 성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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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역사적 뿌리인 중구와 동구가 이제 '제물포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출범한다.
따라서 제물포구의 행정통합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물포구 통합 이후 행정의 핵심 과제는 '같은 기준'만큼이나 '같은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통합 이후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행정의 의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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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역사적 뿌리인 중구와 동구가 이제 '제물포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출범한다. 누군가는 행정적 효율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화려한 미래를 그리기도 한다. 그러나 제물포 지역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주민들과 함께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행정의 결합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어루만지는 '마음의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행정통합의 이면에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과거 청주시나 창원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통합 사례를 살펴보면, 사전에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통합은 민원 처리 기준의 불일치와 복지 혜택의 격차를 낳았고, 이는 고스란히 주민 불편으로 이어졌다. 통합 과정에서 행정 체계를 정비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시급한 민생 과제들이 뒤로 밀려났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안 역시 막연한 우려가 아니다. "지금 받고 있는 복지 혜택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우리 동네가 소외되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은 지극히 현실적인 목소리이다.
따라서 제물포구의 행정통합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지역도 소외되지 않고, 어떤 복지도 후퇴하지 않는다는 원칙, 다시 말해 상향 평준화가 통합 행정의 분명한 전제가 돼야 한다.
첫째, 행정이 주민의 문턱을 먼저 넘는 '밀착 행정'이 필요하다. 좁은 골목과 높은 언덕을 가리지 않고 행정의 온기가 닿아야 한다. 제물포구 통합 이후 행정의 핵심 과제는 '같은 기준'만큼이나 '같은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제물포구 18개 동 어디에서든 생활권 안에서 행정 서비스에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필요하며, '제물포 민원버스'와 같은 이동식 행정 서비스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통합 이후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행정의 의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둘째, 지역별 특성을 살린 균형 있는 성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행정통합 이후 균형발전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과거 통합을 경험한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정책 판단 기준이 획일화되면서, 생활권에 따라 상대적인 정체가 발생했다는 인식이 누적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 간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물포구의 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을 똑같이 만드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물포구에는 고지대 주거지역, 항만과 산업 기능이 결합된 지역, 역사와 생활문화 자산이 축적된 지역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생활권이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 이후의 균형발전은 '균등 배분'이 아니라 '기능과 역할의 조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각 지역이 가진 강점을 살려 생활·산업·문화 기능이 서로 보완되도록 설계하고, 특정 지역만 성장하거나 정체되지 않도록 행정과 재정의 방향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어느 한 지역을 키우는 전략이 아니라, 제물포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접근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균형발전은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지역의 특색이 행정 서비스의 질 향상, 생활 편의의 개선, 일자리와 문화 환경의 변화로 연결될 때, 주민은 통합을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삶의 변화로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행정통합의 성과는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각 지역이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신뢰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남궁형 제물포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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