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시장 떡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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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지나 한 달이 가더니 설이 가깝다.
내용물이 다양하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대로 외양 또한 우아하다.
예전엔 설 앞의 가래떡이 불문율 같은 고유 양식(樣式)이었다.
따끈한 떡가래를 조청에 듬뿍 찍어 먹는 달콤함이란 형용하기 어려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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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지나 한 달이 가더니 설이 가깝다. 해가 깊으니 나이를 셈하고 싶지도 않다. 갈 테면 가라는 배짱만 성성하다. 송구하지만 나도 잘 모르는 나이를 구태여 묻지 말았으면 한다.
버드내를 낀 세류동을 지나다가 시장 떡방앗간 집을 발견했다. 간판이 무려 4개나 걸렸다. 전문 떡집이 존재하다니 괴이하지만 요즘 떡은 참으로 화려하다. 내용물이 다양하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대로 외양 또한 우아하다. 서양의 케이크나 바게트보다 문양과 빛깔이 곱고 전통적 깊이가 있다. 시루떡, 인절미, 절편같이 흔히 먹던 떡 개념을 넘어선 궁중떡과 지역을 대표하는 떡은 저마다 품격이 있다.
예전엔 설 앞의 가래떡이 불문율 같은 고유 양식(樣式)이었다. 따끈한 떡가래를 조청에 듬뿍 찍어 먹는 달콤함이란 형용하기 어려운 맛이다. 고향의 맛보다 더한 게 또 있을까. 조선시대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음식 저술에서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 방풍죽이었다고 기술하는데 그의 고향 강릉에 지천으로 널린 방풍나물 덕분일 것이다.
올 설엔 부모님 돌아가시고 자주 못 만난 동생들에게 떡국이라도 나눠 먹자고 연락했다. 어머니는 떡국을 끓일 때 꼭 소고기와 배추 고갱이를 넣었다. 그 시원하고 익숙한 맛을 지금 H가 계승하고 있다. 불손하지만 내가 주문하는 H의 떡국은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는 가장 향수적인 대체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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