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배분 ‘딜레마’ 교육여건·지역의사제 모두 충족 가능할까

김송이·김원진 기자 2026. 2. 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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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두고 촉발된 의정갈등이 1년 즈음인 지난해 2월18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대 실습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부가 2027~2031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5년간 연평균 668명 더 뽑기로 하면서, 교육부가 의대별 증원 규모를 배분하는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교육부는 다음달 초까지 각 대학에 정원 배분을 통보할 예정이다. 교육여건은 물론 지역의사제 취지를 감안한 지역 정주 가능성 등을 모두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빠듯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전국 40개 의대 중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 26곳과 경기 4곳, 인천 2곳 등 32개 의대에 증원분을 배분한다. 정부는 대학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증원의 상한을 적용한다. 정원 50명 미만 강원대, 충북대 등의 의대는 최대 2배까지 증원이 가능하다. 반면 정원 50명 이상인 국립대 의대는 2024년 입학정원 대비 증원율이 3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사립대는 규모에 따라 20~30%의 증원율 상한을 적용받는다.

의대 규모에 따른 증원율 상한이 정해졌지만 정원 배분은 교육여건과 지역의사제 시행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해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사제 정착을 위해 소규모 지역 국립대 중심으로 정원을 늘려도 대학과 지역 병원의 교육·수련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의료계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교육여건이 좋은 편인 비서울권 사립대 중심으로 정원을 늘리면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에서 국립대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취지가 흔들린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정원 배정 시 (대학의) 시설 개선 계획과 기존 계획 이행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대생 실습기관을 대학병원 뿐 아니라 지역 의료원 및 병・의원 등으로 다양화하고, 일부 대학이 설립 취지와 다르게 수도권 등 타 지역 병원에서 실습과정을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교육부는 다음달 초까지 대학별 정원 배분을 한 뒤 대학에 통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육부는 이번 증원 계획이 정원 축소에 해당해 대학에 불이익이 가는 행정조치로 보고 40여일간 이의신청·검토 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5년간 연평균 668명 증원이라고 했지만 교육부는 행정적으론 ‘감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2026학년도에 한해 의대 모집인원을 5058명에서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법령에 근거해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입학정원은 매년 5058명인 상태였다.

교육부는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배정을 마치고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4월 말 배정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5월 말 대학 정원을 확정 공고하게 된다. 올해 9월 시작되는 수시모집을 4~5개월 가량 앞둔 시점에서야 정원 배분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 배정의 전문성도 확보해야 한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육부가 대학 교육여건을 검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균형 있게 위원에 포함됐는지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교육부는 2024년 3월15일부터 나흘간 정원 배정위원회를 단 세 차례 열었다. 대학별 증원 수용 능력 등 교육 여건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체계적인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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