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지방선거 압승’ 노린 합당 카드, 독단적 기습 발표가 계파갈등 불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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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을 향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습적인 합당 제안(1월22일)부터 10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합당 연기'로 가닥이 잡히기까지, '혼돈의 19일'을 집약하는 말은 '권력투쟁'이다.
'반청 3인방'이 선도한 '합당 불가론'이 당내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인·집단별로 뚜렷해진 정치적 이해관계 탓도 컸다.
발언한 20여명 가운데 지방선거 전 합당을 주장한 건 김영진 의원 정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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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을 향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습적인 합당 제안(1월22일)부터 10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합당 연기’로 가닥이 잡히기까지, ‘혼돈의 19일’을 집약하는 말은 ‘권력투쟁’이다.
처음 합당이란 ‘공’을 쏘아 올렸을 때, 정 대표는 ‘명분’을 선점한 것처럼 보였다. 누구도 ‘지방선거 압승’을 통한 정국 주도권 강화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승리 연합’의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 대표의 전격 제안에 지도부 일부가 반발했을 때, 논란은 곧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문제는 ‘절차적 정당성’이었다. 최고위원들에게는 ‘합당 제안’이 공식 발표되기 20분 전에야 통보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교감 여부를 두고도 주장과 반박, 구구한 추측이 이어졌다. 당원 게시판과 친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기 정치를 위한 정청래의 독단·독주’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예상 수위를 넘어선 반발에 정 대표는 “당원이 하라면 하고, 당원이 하지 말라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지도부 내 ‘반청 3인방’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절차적 문제 제기’를 넘어 ‘합당의 효용성’ 자체를 문제 삼았다. ‘선명 개혁’을 표방한 혁신당과의 통합이 ‘중도 확장 전략’이 가장 절실한 지방선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합당 이후 노선 투쟁을 격화해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반청 3인방’이 선도한 ‘합당 불가론’이 당내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인·집단별로 뚜렷해진 정치적 이해관계 탓도 컸다. 광역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일부 의원이 ‘친청 대 반청’ 구도를 경선에 활용하기 위해 합당 반대론에 섰고, 기초자치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세력(더민주 전국 혁신회의), 지역 기반이 취약한 비례·초선 의원들이 여기에 가세했다. 합당에 반대하는 성명과 기자회견, 서명운동이 이어졌고 이런 당내 혼란상을 우려한 관망파들도 ‘합당에는 찬성하나 지금은 아니다’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런 흐름에 ‘친청 당권파’가 주도한 ‘쌍방울 변호사’ 2차 특검 후보 추천은 결정타가 됐다. 정 대표 쪽에 남은 카드는 ‘질서 있는 퇴각’뿐이었다.
의원 총회에선 예상대로 ‘합당 반대론’이 다수였다. 발언한 20여명 가운데 지방선거 전 합당을 주장한 건 김영진 의원 정도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합당 필요성엔 동의하지만 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다” “혁신당과는 선거연대를 하고 합당은 지방선거 뒤로 미루자” “합당 논의는 미루더라도 합당을 위한 준비기구는 구성하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고 한다.
합당 논의는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으나, 선거가 끝나도 합당 절차가 재개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선거 뒤에는 곧바로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으로 넘어가는 데다, 합당 직후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당권 구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출마를 준비하는 당사자들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질 공산이 큰 탓이다. 결국 합당은 8월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 몫으로 넘어가거나, 전당대회 시기를 늦추고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갈 가능성도 있다.
‘1인 1표 당헌 개정’ 등 대표직 연임을 위한 정지 작업에 매진해온 정청래 대표는 합당 파동으로 내상을 크게 입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무난한 당선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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