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세가 상승 속 입지별 격차…갭투자 지고 매매 갈아타기 부상

최승희 기자 2026. 2. 10. 19: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세가율 67% 3년 연속 오름세, 매물은 1년새 7519건→4033건

- 해수동 매매가가 전세가율 방어
- 서부산 매매·전세가 1억 내외差
- 실수요 욕구 커져 집값 상승 견인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 흥미로운 점은 임대차 시장의 전세가율이 매매가 상승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으며 70%선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 전세가율 상승은 소액 투자자인 ‘갭투자’의 우호적 환경으로 해석됐으나 최근 부산 시장의 흐름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좁혀진 가격 격차가 투자 수요를 부르기보다 실수요자를 매매 시장으로 떠밀어 집값 상승세를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부산 동래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유리벽에 빼곡히 붙은 매물 정보를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국제신문DB


▮전세가율이 말하는 입지

10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 평균 전세가율은 67.42%로 집계됐다. 2024년 62.91%, 2025년 64.6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매매가와 전세가의 간격이 급격히 압축된 셈이다. 하지만 이 수치를 뜯어보면 부산 내에서도 지역 입지에 따라 ‘자산 가치’와 ‘거주 가치’가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은 탄탄한 매수 수요가 집값을 강력하게 떠받치면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다. 지역별로 전세가율을 보면 해운대 57.54%, 수영구 50.14%, 동래 62.64% 수준이다. 실제 해운대구 A 아파트(전용 84㎡)는 올해 초 매매가는 8억 원 후반대지만 전세는 4억 원 안팎에 그쳐 전세가율이 50%대에 그쳤다. 미래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자산 가치가 현재의 거주 가치보다 훨씬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사상구(74.63%) 기장군(74.06%) 북구(73.44%) 등 서부산권 등 관심이 덜한 지역은 전세가율이 70%를 상회한다. 사상구 B 아파트(전용 84㎡)는 올초 같은 층 기준 매매가가 5억 원 초반대지만 전세가는 4억 원 초반대로 형성돼 격차가 1억 원에 불과하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서부산권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해당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 사람들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한다는 뜻”이라며 “반대로 동부산의 낮은 전세가율은 그만큼 자산 가치가 높아 매매를 선호하는 것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갭투자 대신 ‘매수 전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이처럼 높은 전세가율은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성행하는 배경이 됐다. 전세가율이 70~80%에 달하면 세입자의 보증금을 안고 수천만 원의 소액으로 주택을 매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 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과거엔 전세가율이 높으면 갭투자 환경이 조성됐지만 지금은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라는 강력한 규제가 있다”며 “굳이 무거운 세금 부담을 지면서까지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지역에 투자할 메리트가 사라졌다. 결국 투자자는 세금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결국 ‘똘똘한 한 채’가 있는 상급지로 향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즉 전세가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지역에는 투자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갭투자의 무용론이 대두되는 것이다.

대신 좁혀진 가격 격차는 실수요자의 매매 갈아타기를 부추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1년간 부산의 전세 매물은 7519건에서 4033건으로 46.4%나 증발했다. ‘전세 가뭄’으로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격하면 임차인이 매매로 선회한다는 것이다. 부산진구처럼 전세 매물이 70% 이상 사라진 지역에서는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매매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부산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전세 매물이 귀해진 상황에서 세입자가 매매로 갈아타기 시작하면 시장에 남아있던 매매 매물마저 빠르게 소화되면서 전체 매물 수가 줄어들게 된다”며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면 이는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상승 랠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