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논쟁이 권력 투쟁으로…민주당이 제안하고 민주당이 거둬들인 합당

김한솔·박하얀·심윤지 기자 2026. 2. 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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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총 ‘합당 추진 어려워’ 결론
당 분열·권력투쟁으로 변질되며 일단 중단
지방선거 때 혁신당과 선거연대 열려 있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6·3 지방선거 전 합당이 10일 사실상 무산된 것은 합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찬반 갈등이 심화하면서 내부 분열로 이어질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합당 논쟁이 차기 당권 투쟁으로 변질되면서 일단 논의를 중단하자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민주당이 제안한 합당을 스스로 철회하면서 4개월 남은 6·3 지방선거에서 혁신당과 선거연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의원 대부분은 현시점에서의 합당 논의는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 반대 이유로는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으로서 내부 갈등만 부각되는 상황을 조속히 봉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주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 참석한 A의원은 “야당처럼 목소리를 내는 게 여당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원들이 갈라질 정도로 (갈등이) 격화한 상황이어서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합당 강행은 혼란을 가중하니 지금은 어렵지 않으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합당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도 나왔다. 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B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진보 진영과 연대, 합당의 역사를 경험한 분들은 당연히 민주진보진영은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의원 간) 세대와 경험의 차이가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인기 있는 이유는 탈이념적, 실리적 노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C의원은 “청년 세대와 영남 지역에서는 조국 혁신당 대표가 내로남불 이미지의 상징처럼 되어있다”며 “선거 때 이 부분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합당 찬성 입장인 김영진·박지원 의원도 이날 의총에서는 당내 상황을 고려해 지방선거 이후로 합당 시점을 늦추자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 합당하면 좋지만 반대가 많아 합의하기 어려우니, 합당의 대의에는 서로 동의하고 실질적 추진은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통합 찬성론자인데 지방선거 이후에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며 “(합당) 수임 기구를 만들어 잘 조정하고 지방선거 후에 하자”고 말했다.

합당 논쟁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의 정청래 대표의 연임 여부 등을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전환된 것도 무산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정 대표가 당 지도부 간 최소한의 논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합당 제안을 한 것도 자신의 연임 시도를 위한 합당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이 “2인자, 3인자들의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에 따른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한 바 있다. D의원은 “합당 논란인 줄 알았는데 당권 투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합당 추진 과정에서 당 지도부 내 갈등이 직접 표출된 것에 대한 비판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A의원은 “몇몇 의원들의 당대표를 흔드는 듯한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경고하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때 혁신당과 선거연대가 가능할지 향후 양당 간 논의가 주목된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후 합당 논의를 계속 하자고 제안한 것을 혁신당이 받아들이면 선거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합당 논쟁 과정에서 조 대표와 혁신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감정싸움이 벌어지면서 전격적인 연대는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도 있다. C의원은 “지역에서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중앙당 차원에서의 선거 연대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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