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서울] "약사 직능 현안 공유…변화 속 역할과 해법 모색"
‘창고형 약국 확산 방지 및 한약사제도 정비 촉구’ 결의문 채택

서울지부는 제72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창고형·마트형 약국 확산과 한약사 면허체계 혼선 문제를 약업계 핵심 현안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제도 정비를 공식 촉구했다.

한동주 총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약국은 안전하고 올바른 약물 사용을 위한 상담이 이뤄지는 공간이며, 약사의 약물 관리와 약료 서비스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전문적 보건의료 행위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일부 기형적 약국들은 이러한 약국의 본질적 기능을 외면한 채 대량 구매·대량 판매를 앞세운 가격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는 불필요한 약물 사용과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건강 상담이 이뤄져야 할 약국을 의약품 쇼핑 공간으로 전락시켜 약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의장은 또 "외부 자본의 약국 진출이 용이해질 경우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자본 논리에 종속될 수 있다"며 "이는 지역사회 보건 안전망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국에 대한 법적·제도적 규제 장치를 하루빨리 마련해 안전하고 올바른 의약품 사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김위학 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약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 자리는 단순한 사업 결산이 아니라 서울지부의 사명과 미래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라며 급변하는 약업 환경 속에서 약사 역할의 재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인공지능 확산과 초고령사회 진입, 비대면진료 제도화 등을 언급하며 "최근 창고형을 표방한 약국의 등장으로 약사의 역할과 약국의 존재 이유가 훼손되고 있다. 의약품을 가격 경쟁의 상품으로, 약국을 단순 판매 공간으로 보는 시선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의약품은 치료 수단이며 약국은 국민의 복약 안전을 책임지는 지역 보건의료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부는 이러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기형적 약국 문제를 핵심 현안으로 삼고 정책·법제·대관 활동을 이어왔다. 김 지부장은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서울시 의약4단체와 공조해 약국 개설 전 법률·윤리 교육 의무화와 면허대여·담합 의심 개설자 사전 차단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에도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제약물 관리사업 확대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언급하며 "약사가 지역사회 돌봄의 핵심 전문가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해서도 "AI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약사는 상담과 판단이라는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지부의 그간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약사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온 노력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서울지부는 김위학 지부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건강서울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며 약사의 전문성과 공적 가치를 널리 알려왔다"며 "생활 속 건강 문제에 대해 정확한 복약 상담과 건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약사가 국민 가까이에서 신뢰받는 보건의료 전문가임을 분명히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돌봄과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주제로 한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약사의 역할과 제도적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며 정책 발전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서울경찰청과의 협약을 통해 위기 청소년 조기 발견과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계층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도 앞장서 왔다"고 평가했다.
권 회장은 대한약사회의 성과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대체조제 사후 통보 간소화를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월부터 시행되면서 약국 현장의 행정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2026년도 약국 수가를 3.3% 인상해 현장에 적용했고, 공직약사의 특수근무수당도 40년 만에 100% 인상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어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 의무화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며 "의약품정책연구소 연구 결과 성분명처방 도입 시 연간 약 9조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적 공감대와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2026년 대한약사회는 사즉생의 각오로 약사 직능이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취급하며 국민 보건을 위협하는 기형적 형태의 약국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도 개선과 자정 노력을 통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한약사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한약사 문제 해결을 위한 끝장 투쟁이 140일을 넘겼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방치해 온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면허 범위에 맞는 역할 정립이 이뤄질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다. 약사의 전문성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국민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은 약사 직능의 전문성과 공공적 역할에 공감을 표하며, 성분명처방과 약국 환경 변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약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제도적 논의를 약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을 통해 "약사님들은 서울시 의료정책을 늘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이다. 공공심야약국 등은 서울시의 가치가 골목골목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서 기꺼이 문을 열어주신다는 소식 들었다. 일상을 멈추는 시간에도 시민의 안녕을 위해 불을 밝혀주시는 노력에 감사 인사드린다. 서울시도 더 세심한 정책을 펼치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약사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2월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창고형 약국 규제 문제이고, 저 역시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지역구 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해 2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최우선 안건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 저 또한 해당 법안이 논의되고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약사 업무범위 명확화 문제 역시 국회에서 반드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성분명처방과 수급불안정의약품 등 직능 간 논의가 필요한 쟁점들도 국회 차원에서 충분히 다루겠다. 또 3월부터 돌봄통합지원체계가 시행되는 만큼 약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약사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약사 직능의 책임성과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약사회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골목까지 파고드는 기형적 약국 확산으로 약사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한약사 제도 문제와 성분명처방 논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이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김위학 지부장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며 위기를 극복하는 약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약사 며느리로서 오랫동안 약사회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왔다. 성분명처방과 창고형 약국 문제에 대해 공감한다. 사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약사 한 분 한 분의 전문성이 어떻게 발휘돼야 할지, 또 조화로운 방향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나 의원은 인공지능 시대를 언급하며 "전문직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약사가 가진 전문성은 국민 건강에 기여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보건의료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는 참석 133명, 위임 33명으로 166명 성원을 보고했다. 이어 2부에서 2025년도 감사 보고 및 세입·세출 결산 등을 심의하고, 올해 사업 계획안 및 예산 13억4511만2995원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어 이사 보선 인준 건으로 김성건·윤지연·김아름·양취매·조영휘 이사 선임안이 상정됐으며, 정명숙 대의원(마포분회) 사임에 따라 임원 및 대의원 선출규정 제14조에 의거 양덕숙 마포분회 총회의장을 보선대의원으로 선출하는 안건도 함께 처리됐다.
올해 주요 사업으로 한약사(한약국)의 불법적인 처방약 조제 행위 근절, 창고형 약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대응 방안 강구, 불량의약품신고센터 운영,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 시행 이후 조제료 할인 불법행위 근절대책 강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총회에는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이은경 대한약사회 부회장, 한동주 서울지부 총회의장, 김종환 약사공론 사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박성호 서울시한의사회장, 정성천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외에 서울지부 임원진 등이 참여했다.
<수상자>
△서울지부장 표창장: 변수현, 오건영, 김병주, 장진미
△대한약사회장 표창패: 박일순, 최명자, 유옥하, 조진영, 고윤선, 최융희, 민규리
△서울지부장 표창패: 강상구, 양취매, 함수경, 이종숙, 황재일, 양현희, 원영경, 정갑양, 김승환, 이치우, 유혜경, 김재송, 김성건, 서혜숙, 전휴선, 정성두, 차동열, 신정민, 방석호, 박상원, 김윤경, 이준경, 류혜리, 송혁중
△서울시 약사대상: 임준석, 임은주, 권혁노, 변수현, 이병도, 박일순, 위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