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턱 앞 전남광주 통합특별시···핵심특례 31건 운명은

10일 국회에서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심사에 본격 돌입함에 따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특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 부처가 지방 정부·정치권 등의 요구로 당초 특별법안에 포함됐던 핵심 특례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광주시·전남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지난달 30일 당론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총론을 포함해 386개 조문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374개가 각종 특례 조항이다. 특별법은 일반법의 획일성을 보완하고 보다 신속·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 실질적 효과를 구현하는 게 목적이다. 통합특별법은 이를 위해 현행 법률 체계에서 국가 사무이거나 전국 공통 기준으로 묶여 있는 권한을 통합 지자체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거나 완화하는 ‘특례’ 조항들을 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8일 목포대 남악캠퍼스에서 회의를 열고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돼야 할 필수적 특례 31건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5건은 특별법 발의 과정에서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 나머지 26건은 중앙 부처가 받아들이지 않거나 수정 수용 입장을 밝혔다.
우선 법안에 반영되지 않은 5건에는 자치재정과 의회 구성 등 통합의 기초가 되는 제도적 장치가 포함됐다. 시·도는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 특별교부금 지원, 전환사업 비용 보전 등 지속 가능한 재정 체계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통합특별시의회 의원 정수와 원 구성에 관한 특례를 통해 광주와 전남 간 대표성과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여기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범위 확대, 전남 국립의대 및 부속병원 설치, 거점 국립대 육성 등 지역 핵심 현안 역시 핵심 특례로 제시됐다. 시·도는 이 같은 조항이 빠질 경우 특별시 출범의 상징성과 정책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앙부처가 받아들이지 않은 특례에는 에너지·산업·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 조항도 대거 포함됐다. 특별시를 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미래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지원 근거(제101조), 태양광·풍력 발전사업 인허가 권한을 특별시장에게 이양하는 전기사업 특례(제102조),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를 국가가 책임지고 재정 지원하도록 하는 조항(제107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영농형 태양광 지구 지정 권한, 분산에너지 전력망 구축 지원, 재생에너지 계통 포화 해소를 위한 국가 지원,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공급인증서 우대 등 에너지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특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인공지능 메가클러스터 조성, AI 집적단지 및 도시 실증지구 지정, 산업단지 기반시설 국비 지원 등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조항 역시 중앙부처 반대로 반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도는 이들 특례가 제외될 경우 특별시는 명칭만 특별시일 뿐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산업 기반을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에너지·AI·산업 전환 관련 특례는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정책과 첨단산업 전략과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지역 특혜가 아닌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기정 시장은 “중앙정부는 관행과 기존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실질적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시·도민의 삶을 진짜로 바꾸는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중앙부처가 우려하는 형평성 문제와 재정 부담을 고려해 일부 조항을 재량 규정으로 완화하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특별시의 안정적 출범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최소 31건의 핵심 특례만큼은 반드시 특별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관련 특례가 선언적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입법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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