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큐레이션] 통신3사 2025년 실적 톺아보니

최진홍 기자 2026. 2.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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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대전환의 서막 "해킹 논란 해결해야"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2025년 창사 이래 가장 역동적이고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해킹 사태라는 전례 없는 악재가 업계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3사는 이를 단순히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강력한 모멘텀으로 승화시켰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아픈 매를 먼저 맞으며 AI 기업으로의 환골탈태를 선언했고 KT는 본업과 그룹사 시너지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위기를 틈타 3000만 가입자 시대를 열며 무서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비온 뒤 땅이 굳는다" SK텔레콤
SK텔레콤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7조 992억 원, 영업이익 1조 73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41.1% 감소했으며 순이익 역시 3,751억 원으로 73.0% 줄어들었다. 

실적 변동의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4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이에 따른 적극적인 고객 보상 정책이다. 약 65만 명의 가입자 이탈과 1,348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 그리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투입된 약 5,000억 원 규모의 비용은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1,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다만 이러한 '타격'은 오히려 SK텔레콤이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선택했음을 잘 보여준다.

전망 자체도 고무적이다. 실제로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통신 본업인 MNO 부문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비록 핸드셋 가입자가 전년 대비 약 100만 명 감소한 2,175만 명을 기록했으나 5G 가입자는 1,749만 명으로 3분기 대비 약 23만 명 증가하며 질적 성장을 이어갔다.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 시장에서도 4분기 들어 순증 규모를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경쟁사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고객들이 다시 SK텔레콤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당장 배병찬 MNO 본부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유입된 고객 상당수가 과거 이탈했던 자발적 재유입 고객임을 밝혔다. SK텔레콤의 본원적 경쟁력과 진정성 있는 대응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 성장 엔진인 AI 사업의 약진은 더욱 눈부시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에서 전년 대비 34.9% 성장한 5,1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AI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 가산, 경기 양주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과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가 실적을 견인했다. 여세를 몰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하여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서울 지역 추가 착공과 해저케이블 사업 확장 등을 통해 AIDC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자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결실을 맺고 있다. 국내 최초로 5,000억 개 파라미터를 적용한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 A.X.K1을 개발 중이며, 정부 주도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소버린 AI 주도권 확보에도 나섰다. 최동희 AI전략기획실장은 2026년 말 톱2 선정 시 범국민 B2C 및 공공 사업 참여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혀, 향후 AI 사업이 SK텔레콤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종석 CFO는 비록 배당 컷이라는 아픈 결정을 내렸지만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 차원임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며 2026년 실적 정상화와 주주 환원 회복을 약속했다. 2026년은 SK텔레콤이 통신 기업을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 속에서 핀 꽃" KT

KT는 지난해 해킹 사태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매출 28조 2,442억 원, 영업이익 2조 4,69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9%, 205%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1조 8,368억 원으로 340.4% 급증했다. KT가 위기 관리 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탄탄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결과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본업의 견조함과 그룹사의 시너지가 있었다. 물론 서울 강북본부 부지 복합개발에 따른 부동산 일회성 이익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으나, 이를 제외하더라도 통신과 신사업 전반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무선 사업은 5G 가입자 비중이 81.8%에 달하며 질적 고도화를 이루었고, 서비스 매출은 3.3% 증가했다. 유선 사업과 기업 서비스(B2B) 부문 역시 AI와 IT 수요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KT 그룹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장 KT클라우드는 AI 열풍을 타고 매출이 27.4% 급증하며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KT에스테이트는 호텔과 오피스 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에 기여했고, 케이뱅크는 1,553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IPO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콘텐츠 자회사들 역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방하며 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물론 해킹 사태의 여파는 존재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고객 보상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예상된다. 그러나 KT는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민 CFO는 침해 사고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함과 동시에, 올해를 통신 기반 위에 AI와 IT를 결합한 AICT 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주주 환원 정책 또한 대폭 강화되었다. 역대급 실적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 상향한 2,400원으로 결정했으며, 2028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한다. 이는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주주 중심 경영의 실천이다. KT는 해킹 사고의 아픔을 딛고 AI 데이터센터, 초거대 AI 믿음(Mi:dm) 등 신사업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판이 흔들리는 시장을 기회로 포착, 창사 이래 최초로 무선 가입자 3,000만 시대를 열어 통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5조 4,517억 원, 영업이익 8,92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무선 가입 회선 수가 전년 대비 7.7% 성장한 3,071만 1,000개를 달성했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경쟁사의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그동안 꾸준히 다져온 서비스 경쟁력과 고객 만족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보안 이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LG유플러스의 안정적인 서비스와 익시오(ixi-O) 같은 차별화된 AI 서비스에 반응하며 대거 유입된 것이다. AI를 통한 고객 경험 혁신이 실제 가입자 증가와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재무적으로도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모바일 매출은 3.7% 증가한 6조 6,671억 원을 기록했고, 5G 핸드셋 비중은 83.1%까지 확대되었다. 서비스 수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2조 2,633억 원으로 당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자회사 자산손상차손 기저효과로 61.9% 폭증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AI 인프라 프로바이더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6% 성장했으며, 특히 AIDC 사업 매출이 18.4% 급증한 4,220억 원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안형균 AI사업그룹장은 파주 데이터센터 등 추가 투자 확대를 시사하며 소버린 AI 및 글로벌 기업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단독모드(SA) 상용화를 선언했다. 이는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네트워크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리적인 전략으로, 5G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명희 CFO는 "B2C 부문의 완만한 성장세를 B2B와 AIDC 사업의 고성장으로 상쇄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8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위기를 넘어선 3사, AI로 대동단결

통신 3사는 모두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나 결론적으로는 AI(인공지능)라는 하나의 거대한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3사 모두 탈통신을 넘어선 AI 대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자체 LLM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KT는 AICT라는 기치 아래 통신과 IT의 융합을 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AIDC 인프라 확장과 AI 서비스 익시오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통신 시장의 포화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3사의 공통된 생존 전략이자 성장 방정식이다.

데이터센터(AIDC)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한 것도 눈길을 끈다. 당장 3사 모두 데이터센터 매출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AI 시대의 도래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통신사들이 보유한 인프라 역량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향후 3사의 실적을 견인할 가장 확실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강화된 것도 인상적이다. SK텔레콤은 일시적인 배당 컷이 있었으나 2026년 정상화를 약속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는 통신주가 가진 대표적인 밸류업 매력을 유지하면서, 성장주로서의 면모까지 갖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5G의 성숙과 질적 성장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당장 3사 모두 5G 가입자 비중이 80%를 상회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는 가입자 유치 경쟁보다는 AI를 접목한 서비스 고도화와 품질 경쟁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