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이상민 명예도민 취소 두고, 국힘·민주당 제주도의회서 충돌

한형진 기자 2026. 2.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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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수·이남근 “확정 판결 나와야”, 박호형·이경심 “제주도 결정 타당”
한덕수(왼쪽), 이상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명예도민에서 제외하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제주도 결정을 두고 맞붙은 모습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판결이 최종 확정돼야 취소하는 편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12.3 불법 내란이란 무게를 고려할 때 타당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10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박호형)의 소관부서 2026년도 주요 업무보고에서 양 정당 의원들은 명예제주도민 취소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제주도는 지난 달 29일 한덕수·이상민에게 수여된 명예제주도민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명예제주도민은 제주 발전에 기여하고 도민의 긍지를 높인 인사에게 제주도가 수여하는 것이다. 

한덕수 전 총리는 특별자치도 제도 개선, 영어교육 도시 조성 지원 등 제주지역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지난 2008년 6월 명예도민에 위촉됐다. 이상민 전 장관은 행정체제 개편 사전 작업 차원에서 2024년 7월 명예도민으로 위촉됐다.

제주도는 계엄 직후인 지난해 4월 14일 명예도민 관련 조례를 개정해 취소 사유를 구체화했다. 개정 조례는 4.3역사왜곡 행위를 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도의 명예를 실추한 경우, 도정조정위원회 심의와 도의회 동의를 거쳐 명예도민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한덕수 전 총리는 지난 달 12.3 내란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이상민 전 장관은 같은 혐의로 오는 1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0일 업무보고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종 판결까지 결과가 나온 뒤에 취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상수 의원(국민의힘,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사법 절차가 최종적으로 유죄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것이 무죄 추정의 원칙 아니냐.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인데 제주도는 무슨 근거로 섣불리 (명예제주도민 취소를 결정) 하느냐"고 김인영 제주도 자치행정국장에게 물었다.

이에 김인영 국장은 "두 사람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로, 그와 관련해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제주도민으로서 명예가 실추됐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강상수 의원은 "잘못 오인하면 제주도의 이번 결정을 정치적으로 오해할 수 있다. 법의 판단을 기다리고 필요하면 제주도 감사위원회에도 요청해야지, 도청에서 먼저 나서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남근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역시 "지금까지 명예제주도민으로 지정된 2600여명을 전수조사 해보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한두 달 법적 판단 기간을 못 기다려서 논쟁을 할 일이냐"고 거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민주당 의원들은 제주도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박호형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일도2동)은 "1심 판결이 나왔고, 무엇보다 헌법을 부정한 굉장히 중대한 일에 연관된 인사들이 법적으로 처벌받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경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두 사람은 취소하는 결정이 맞다고 본다. 개인, 회사, 단체, 정부, 그리고 나라에 부적절한 인상을 주는 것도 (명예도민 조례에서 정한)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사람들이 도민과 국민들에게 안 좋은 의미에서 오르내리는 것은 충분히 명예를 실추하는 취소 사유다. 제주도가 잘 판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