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감독원 신설 놓고… 野 “부동산 빅브라더” 與 “투기 정밀 타격”

국민의힘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 과정에서 개인의 금융 정보를 영장 없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 “현대판 ‘빅브라더 입법’”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동산 불법 투기 세력을 정밀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에 대해 “지금 필요한 것은 ‘부동산 빅브라더’가 아니라 국민이 예측할 수 있는 법치와 책임 있는 정책”이라며 “(부동산감독원은) 이름만 감독일 뿐, 감시와 직접 수사를 결합한 초광역 권력 기구”라고 말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은 불법 단속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국민의 사생활을 국가가 들여다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면서 “민주당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의 집행력을 높이며 권한 행사에 대한 책임과 통제를 강화하는 정상적인 대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법원 영장도 없이 국민들의 대출 내역과 이체 정보, 담보 내역까지 열람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과잉”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감독원 추진 방침을 재확인하며 “그간 부처별로 쪼개져 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되었던 감독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면서 “부동산판 금융감독원을 가동해 상시적 모니터링과 정밀 타격으로 불법 투기 세력이 우리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토부, 국세청, 경찰 등 여러 기관이 나름 역할을 해 왔지만 정보와 권한이 부처별로 쪼개진 현행 시스템으론 조직적·지능화되는 부동산 범죄를 온전히 막기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비생산적인 투기에 돈이 빨려 들어가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현정 의원은 부동산감독원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지적에 대해 “법안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조사와 수사를 엄격히 분리하고 촘촘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금융 자료 요구는 행정 조사 단계에 한정된다”고 말했다.
◇文 정부 때는 부동산 감독 기구 신설 무산
이날 김 의원 등은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나 청약 비리 등 부동산 관련 범죄를 전문적으로 조사·수사하는 부동산감독원을 신설하는 내용의 부동산감독원 설치법(부동산감독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은 부동산 불법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계좌 이체 자료를 들여다볼 수 있다. 또 개인의 금융 기관 대출과 그 담보물에 대한 정보 등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개인의 금융 정보를 확인할 때 총리실 소속 부동산감독협의회의 사전 심의를 받게 하고, 조사에서 수사 단계로 넘어갈 때는 영장을 따로 발부받아야 하는 등 충분한 ‘개인 정보 보호 절차’를 뒀다는 것이 민주당 측 설명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거래 감독을 위해 국토부 내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 등을 추진했지만, 개인 정보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란 등 반대 여론 때문에 무산된 적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는 ‘국토부 권한을 지나치게 늘린다’는 비판 때문에 추진이 막혔던 측면이 있다”며 “이번 부동산감독원은 각 부처를 총괄하는 총리실 소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부처 간 불균형’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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