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몰래 찍어 SNS 올리다 처벌…13년 넘도록 선거 음모론 폐해
경북서 사전투표 기표용지 촬영, 선관위 직원 폭행협박한 60대 징역형 사례도
18대 대선날 서울서 기표용지 찍어 233명 단톡방 올린 목사…2013년 처벌돼
투표용지와 투·개표 결과가 조작된다고 믿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전국단위 선거를 거듭할 때마다 범법행위를 낳는 형국이다. 공직선거법상 누구든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해선 안 되고, 기표된 용지를 공개해선 안 되지만 이를 어겨 처벌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지난 제21대 대통령선거 때 투표용지를 촬영해 SNS에 올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40대 목사 A씨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1대 대선 투표일인 지난해 6월 3일 부산 영도구 한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기표소에서 휴대전화로 투표용지를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025년 5월 28일 광주 동구 지원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모의시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0/dt/20260210173816640voyj.png)
재판부는 “투표의 비밀을 유지함과 동시에 공정한 투표 절차를 보장하려는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해하는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21대 대선 사전투표 기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4일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는 21대 대선 사전투표소에서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투표한 기표용지를 촬영한 혐의, 사실조사에 나선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폭행·협박한 혐의로 60대 B씨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B씨는 지난 5월29일 오전 경북 영천시 청통면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기표소에서 휴대전화로 기호 2번 김문수 후보자에게 투표한 기표용지를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투표지 촬영사건 조사를 위해 방문한 영천시선관위 직원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3회에 걸쳐 얼굴을 때릴 듯이 위협하고 “집 주소 알려주면 찾아가 해코지하겠다”며 겁준 혐의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객관적 증거가 명백함에도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한 점, 출장 나온 선관위 직원 및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성명·전화번호 등 개인 신상을 묻는 등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자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0/dt/20260210173818008adso.png)
지난 20대 대선에선 20대 청년이 처벌된 사례가 있다. 2022년 7월 12일 창원지법 형사4부는 3·9 대선 투표일 기표 용지를 개인 페이스북에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C씨(당시 29세)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C씨는 경남 김해 한 기표소에서 자신의 투표지를 휴대전화로 찍어 “이거 선거투표 양식 맞음? 안철수 (사퇴) 왜 안적힘?”이란 글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19대 대선을 치른 2017년엔 제주에서 여러 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됐다. 2017년 9월 8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는 5·9 대선 사전투표일(그해 5월 4일)과 본투표일 각각 기표소 내에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D씨와 E씨에 대해 선고유예했다. 반면 재외국민투표 중 기표소에서 기표 용지를 휴대전화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F씨에겐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유사 범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리한 18대 대선(2012년 12월 19일)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5월 6일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투표소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대선 투표용지를 촬영, 해당 후보의 지지자 233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한 교회 담임목사 G씨(당시 45세)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G씨에 대해 “‘딸이 버튼을 잘못 눌러 투표지 사진이 잘못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때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 7명 전원이 G씨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2025년 9월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와 의원들이 보좌진·당직자, 지역당원 등과 함께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속칭 아스팔트 극우 구호인 ‘STOP THE STEAL’, ‘부정선거 발본색원’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0/dt/20260210173819598qjql.png)
한편 투개표 조작 음모론은 2012년 말부터 18대 대선에 불복하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2013~14년 18대 대선 ‘부정선거 백서’를 발간해 중앙선관위가 조직적인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인사들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친민주당계 방송인 김어준씨는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영화 ‘더 플랜’을 개봉해 이른바 ‘K값’이 존재한다며 개표시스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참패한 21대 총선 이후로는 보수진영에서 유사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5년 전 아버지 의사가 받은 아기, 엄마 되어 아들 의사 도움받아 출산
- “가방 자리 찜” 카페에 가방 두고 단체 면접간 승무원들
- 압구정 20대 ‘알몸 박스녀’ 마약혐의 징역형 추가…법원 “엄벌 필요”
- 은퇴 후 시니어 미화원 60대 여성, 귀가중 교통사고…신장 기증해 2명 살려
- 장수 전문가 “100세까지 살려면 고기 줄이고, ‘이 음식’ 매일 먹어라”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