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동원산업···M&A 귀재 김남정의 동원F&B 활용법
해외 식품 확장 방안도 검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동원그룹이 HMM 인수 유력 후보자로 급부상했다. 동원은 동원F&B를 재무적 지렛대로 활용해 해외 식품 확장까지 노리고 있다. 동원은 대형 M&A(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수십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해 구상해온 시나리오를 실현시킬 지가 관건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한 HMM 인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수 준비에 착수했다.
◇HMM 인수 재도전, '그룹 밸류체인 완성' 목표
동원은 지난 2023년 HMM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동원은 HMM 1차 인수전에서 약 6조2000억원을 제시했으나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밀렸다. 이후 하림·JKL파트너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동원에게 재도전 기회가 열렸다.
동원은 HMM 인수를 통해 '그룹 밸류체인 완성'을 구상하고 있다. 원양 수산을 시작으로 가공(동원F&B), 유통 및 육상 물류(동원로엑스), 포장재(동원시스템즈)에 HMM의 글로벌 해상 운송망을 더하면 원재료 수급부터 제품 공급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다. 통상 원재료를 수입하는 경우 해운 운임이 오르면 물류비가 상승하고 가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해상 운송망이 더해지면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김남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M&A 귀재로 통한다. 김 회장은 2014년 부회장 선임 이후 10여건의 M&A, 기술 투자에 나서며 수산·식품·소재·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그러나 2024년 회장에 오른 이후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어, 업계 안팎에서 새로운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각 계열사가 진행한 사업 고도화와 시설 투자가 조기 안착하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질적 성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자금만 10조원, 동원산업 어떻게 마련할까
문제는 동원의 자금력이다. HMM 인수를 위해서는 산업은행(35.42%)과 해양진흥공사(35.08%)가 보유한 합산 지분 70.5%를 인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원은 10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동원은 앞서 1차 인수전에서 금융권과 컨소시엄 구성없이 자체 자금 1조원에 인수 금융과 보유 지분 담보 대출 등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736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동원은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지분 전량을 동원F&B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동원산업은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동원산업은 "그룹 지주사로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복수의 M&A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한 자금 조달 차원에서 스타키스트의 가치산정을 외부 평가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아 보기 위해 계획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 가능 규모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그간 동원그룹은 동원F&B와 스타키스트를 묶어 미국 현지에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상해왔다. 그러나 동원F&B의 매출 중 수출 규모는 연간 2%대에 불과하고, 해외시장 확장 한계가 지적돼 왔다. 스타키스트는 알짜 해외 자회사로 평가받고 있기는 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참치 외 다른 사업 아이템이 부족하다.
따라서 동원은 미국 전역에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타키스트의 강점에 동원F&B의 김·만두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등 K-푸드 라인업을 구축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 참치 캔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K-푸드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선 과거 동원산업이 HMM 인수에 도전했을 당시 검토했던 강남 사옥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동원F&B는 동원그룹의 강남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다. 해당 사옥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HMM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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