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동원산업···M&A 귀재 김남정의 동원F&B 활용법

한다원 기자 2026. 2.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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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자금력 확보가 관건
해외 식품 확장 방안도 검토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 사진=동원그룹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동원그룹이 HMM 인수 유력 후보자로 급부상했다. 동원은 동원F&B를 재무적 지렛대로 활용해 해외 식품 확장까지 노리고 있다. 동원은 대형 M&A(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수십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해 구상해온 시나리오를 실현시킬 지가 관건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한 HMM 인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수 준비에 착수했다.

◇HMM 인수 재도전, '그룹 밸류체인 완성' 목표

동원은 지난 2023년 HMM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동원은 HMM 1차 인수전에서 약 6조2000억원을 제시했으나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밀렸다. 이후 하림·JKL파트너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동원에게 재도전 기회가 열렸다.

동원은 HMM 인수를 통해 '그룹 밸류체인 완성'을 구상하고 있다. 원양 수산을 시작으로 가공(동원F&B), 유통 및 육상 물류(동원로엑스), 포장재(동원시스템즈)에 HMM의 글로벌 해상 운송망을 더하면 원재료 수급부터 제품 공급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다. 통상 원재료를 수입하는 경우 해운 운임이 오르면 물류비가 상승하고 가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해상 운송망이 더해지면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김남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M&A 귀재로 통한다. 김 회장은 2014년 부회장 선임 이후 10여건의 M&A, 기술 투자에 나서며 수산·식품·소재·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그러나 2024년 회장에 오른 이후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어, 업계 안팎에서 새로운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동원산업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3% 오른 9조5993억원, 영업익은 4.5% 증가한 5241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동원산업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김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각 계열사가 진행한 사업 고도화와 시설 투자가 조기 안착하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질적 성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자금만 10조원, 동원산업 어떻게 마련할까

문제는 동원의 자금력이다. HMM 인수를 위해서는 산업은행(35.42%)과 해양진흥공사(35.08%)가 보유한 합산 지분 70.5%를 인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원은 10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동원은 앞서 1차 인수전에서 금융권과 컨소시엄 구성없이 자체 자금 1조원에 인수 금융과 보유 지분 담보 대출 등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736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동원은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지분 전량을 동원F&B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동원산업은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동원산업은 "그룹 지주사로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복수의 M&A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한 자금 조달 차원에서 스타키스트의 가치산정을 외부 평가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아 보기 위해 계획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 가능 규모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그간 동원그룹은 동원F&B와 스타키스트를 묶어 미국 현지에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상해왔다. 그러나 동원F&B의 매출 중 수출 규모는 연간 2%대에 불과하고, 해외시장 확장 한계가 지적돼 왔다. 스타키스트는 알짜 해외 자회사로 평가받고 있기는 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참치 외 다른 사업 아이템이 부족하다.

따라서 동원은 미국 전역에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타키스트의 강점에 동원F&B의 김·만두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등 K-푸드 라인업을 구축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 참치 캔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K-푸드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선 과거 동원산업이 HMM 인수에 도전했을 당시 검토했던 강남 사옥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동원F&B는 동원그룹의 강남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다. 해당 사옥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HMM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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