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신구 “이순재 형님 없어 아쉬워…숨쉬고 있으니 연기해야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연말에 형님으로 모셨던 이순재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이제 내가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요. 아쉽기 짝이 없는데 숨은 쉬고 있으니 평생 하던 일은 해야죠."
배우 신구(90)는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장진 감독의 새 연극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절친했던 고 이순재 배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신구(90)는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장진 감독의 새 연극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절친했던 고 이순재 배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았다. 그는 ‘지금도 무대에 오르는 동력’에 대해서는 “내게 연기란 밥 먹는 것과 같은 일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장진 감독이 10년 만에 집필하고 연출한 연극 ‘불란서 금고’는 신 배우가 출연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장 감독은 “지난해 5월 국립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소름이 끼치도록 좋았다”고 했다.
“영화에선 선생님과 함께 한 적이 있지만, 왜 무대에 못 모셨을까 안타까움이 일어서 ‘무조건 쓰자’고 마음먹었어요. 작품의 첫 대사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신구 억양’을 생각하며 대사들을 써내려갔습니다.”(장 감독)
작품의 배경은 은행 건물 지하. ‘밤 12시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연다’라는 규칙 아래 다섯 명이 모여 금고털이 계획을 짠다. 서로의 이름과 과거도 모른 채 범죄가 진행되는데, 다섯의 서로 다른 계산과 욕망이 뒤엉키며 블랙코미디가 펼쳐진다. 신 배우는 ‘금고 털이 맹인’을 연기한다.
장 감독은 “지난해 9월 중순쯤 탈고한 다음 날, 따끈한 희곡을 프린트로 뽑아 신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평양냉면집에서 보여드렸다”며 “재밌게 봤다고만 하시고 답을 안 주셨는데, 10월 초 대학로 중국 식당에서 고량주 한두 잔 하시더니 ‘하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신 배우는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 노욕으로 욕심낸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면서도 “(대본이) 정말 웃겼다”고 했다.
출연을 승낙했을 당시 신 배우는 자신이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상태라 고민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걷기부터 시작해 몇 당 동안 ‘몸 만들기’에 힘썼다. 당시 장 감독에게 “이 작품이 내가 살아 있는 이유”라는 문자도 보냈다고.
신 배우는 이 작품 외에 다른 곳엔 “에너지를 최대한 아꼈다”고 했다. 하지만 연습실에선 돌변했다. 항상 손에 펜을 쥐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 감독은 “선생님과 함께 ‘맹인’ 역할에 더블 캐스팅된 성지루에게 주는 디렉션까지 모두 적고 계셨다”고 했다.
후배들은 신 배우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배우 장현성은 “불필요한 걸 덜어낸 진짜 ‘결정체’ 같은 모습을 뵙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고 떠올렸다. “선생님 연기가 경이로워 왈칵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는 배우 성지루는 신 배우가 이날 현장에서 답하는 모습을 보다가 또 눈물을 훔쳤다. 배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조달환, 안두호, 김한결,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도 출연한다.
장 감독은 “존재와 호흡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거장의 연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선생님의 수많은 작품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속보]내년 의대생 490명 더 뽑는다…모두 지역의사제 전형
- ‘중대재해법 1호’ 삼표회장 무죄…“책임자로 단정 못해”
- 오세훈 “당권 염두? 탈당 않고 서울시 지킬것…숙청정치 정당사에 없는일”
- 이준석 “‘상대방 감옥보내면 끝난다’는 윤석열식 한탕주의에 보수 몰락”
- [단독]與 친명계 70여명 의원모임 결성…사실상 ‘반정청래’ 결집
- ‘제니’ 덕에 시험 붙었다…“한국사 뜻밖 힌트” 무슨 일? [e글e글]
- “승무원 30여명 몰려와 짐 놓고가”…광화문 스벅 민폐 논란
- 김민석 “얻다대고 발언 사과 안해” 윤영석 “거, 참…겸손하게 하십쇼”
- [단독]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인지 71분 뒤에야 당국에 보고
- “가게에 폭탄 설치하겠다”…자작극 벌인 배달기사, 항소심서도 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