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위협에… 정부, ‘대미 투자’ 임시 체계 가동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법 시행 전 ‘임시 추진체계’를 즉시 가동하기로 했다. 관련 특별법 제정까지 3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투자 이행 의지에 대한 미국 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임시 추진체계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현재 추진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의 입법 일정과 시행 시점을 고려한 결과다. 정부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하위법령 제정 등을 거치면 실제 시행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 기간을 방치하면 미국 측에서 ‘한국의 투자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 부총리는 “MOU 이행 과정에서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거나 신뢰가 훼손되는 일은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정부는 이같은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법 시행 전까지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한·미 양국이 발굴한 후보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예비검토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특별법상의 공사(기금) 운영위원회를 대신해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임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산업부 장관과 관계부처 차관,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한·미 양국 후보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이 위원회 산하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업 예비검토단도 구성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프로젝트 검토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검토 기간 단축을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절차는 입법 전 행정적으로 가능한 사전 예비검토”라며 “최종 투자 결정과 집행은 특별법 통과 후 상업적 합리성, 외환시장 등 재무 상황을 모두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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