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시즌 특수’ 증권사들, 퇴직연금 모객 경쟁
노후 준비·퇴직연금 수요 확대
법인·개인 대상 모객 경쟁 치열
투자·운용 편의로 잠재고객에 어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증권사들이 최근 기업별 성과급 지급 시즌을 맞아 퇴직연금 모객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장기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는 퇴직연금 고객을 적극 유치해 운용 성과 확대를 노린다.
10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납입한 퇴직연금 적립금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작년 말 기준 131조5026억원으로 전년 동기(86조4106억원) 대비 52.18%나 증가했다. 3년전인 2022년말 73조8467억원에 비하면 78.1%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재직 중인 회사와 함께 부담금을 납부하는 퇴직연금 유형인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퇴직연금계좌(IRP)의 적립금이 크게 늘었다.

◇ DC형 법인 고객 유치 경쟁 치열···개인엔 서비스 차별화 어필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와 최근 성과급 시즌이 도래한 점을 감안해 법인, 개인 고객 유치에 더욱 공들이고 있다.
이 중 법인을 대상으로 자사의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선택지로 도입하도록 영업하는 중이다.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도입한 기업 중 일부는 성과급의 일부 액수를 임직원의 DC형 계좌로 이체하고 있다. 현행법상 법인은 DC형 계좌로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 DB형, IRP는 불가능하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성과급의 일부를 퇴직연금 계좌로 지급하는 법인 고객을 확보하면 적립금을 꾸준히 축적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법인 고객을 상대로 DC형 계좌 개설을 위해 적극 영업하는 이유다.
대형 증권사 A사 관계자는 "영업 일선에 따르면 법인 고객들은 최근 임직원의 DC형 계좌 개설에 협력할 금융기관을 재구성하고 있다"며 "A사는 퇴직연금 전문가를 적극 채용해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론 IRP 계좌 개설을 유도하기 위해 각 사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IRP는 개인 고객이 계좌를 개설할 증권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형이기 때문에 증권사간 모객 경쟁도 더욱 치열하다.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앱(MTS) 이용 편의 개선, 투자정보 콘텐츠 제공, 대면 컨설팅 등 방안을 통해 고객들이 투자 성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 편의를 강화한 점을 어필하고 있다. 사전 설정한 ETF 상품을 매월 자동 매수하는 '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시행하고, 타 온라인 은행 앱을 통해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컨설팅 서비스도 증권사 퇴직연금 전략의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 자산(포트폴리오)을 자동 구성, 운용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9월 로보 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지난달 말 3년 4개월만에 평가금액 6조6046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업계 내 유일한 상품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N2 퇴직연금 주가연계증권(ELS)'을 마련했다. ELS는 증권사의 신용을 담보로 만들어진 상품으로, 기초자산 가치가 만기 시점에 크게 변동해도 기본 설정된 비율에 따라 손실, 수익 규모가 정해지는 특징을 갖췄다. NH투자증권은 증권업에선 유일하게 IRP 계좌로 거래 가능한 ELS 상품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B사 관계자는 "증권사별 IRP 계좌의 운용 방식이나 투자 가능 상품, 포트폴리오는 보기에 따라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며 "결국 소비자들은 사업자의 경영 안정성, 서비스 친숙도 등을 바탕으로 IRP 계좌를 개설할 증권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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