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별 전기요금 '수도권 눈치'?…제도 도입은 급물살 전망
차등요금제, 기업에만 우선 적용 방침 시사
5월부터 낙동강에 '녹조계절관리제' 적용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장관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를 기업에 우선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부산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의 주민이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제도 시행 즉시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다만 기업에 대한 ‘저렴한 전기요금’ 적용으로 수도권 소재 전력 다소비 산업의 지역유치 요인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 지방선거 앞 수도권 의식?

이 가운데 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에 적용하는 전기요금, 즉 산업용 요금에 대한 개편 방침만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그동안 제주만 제외하고 사실상 단일 생활권으로 전기 공급을 해왔는데 지금은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정책의 핵심은 ‘전기요금 차등 적용’ 자체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인재를 구하는 문제 때문에 수도권에만 몰리고 있는데 이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용 전기요금에까지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제도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각 가정에 적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차등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국 정부의 이번 방침은 비수도권에 기업을 더 많이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원전 가동’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 등지로 보내는 부산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의 주민 입장에서는 전기요금 인하라는 높은 기대감에 다소 못미치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수도권 여론을 일부 의식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장관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일반 국민에게까지 적용하면 배전 문제나 비용 계산 문제가 따라붙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과 배전 과정을 거쳐 수요지에 공급된다. 송전은 발전소에서 변전소까지 전기를 보내는 과정이고, 배전은 변전소에서 수요지(가정·공장·사무실 등)까지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이다.
전자는 비수도권에서, 후자는 수도권에서 각각 비용이 발생한다. 김 장관이 ‘배전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내 비용 발생 가능성을 우려한 대목으로 읽힌다.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은 “올해는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해”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정치권이나 정부가 수도권 거주자에게 ‘전기요금을 더 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에 ‘녹조계절관리제’ 적용
다만 차등요금제 시행 자체는 앞으로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가 명확하게 제시된 만큼 향후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설정하거나 가다듬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2024년 차등요금제 3분할(수도권·비수도권·제주) 방식이 논란에 휩싸인 이후 효율적인 요금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들어갔고, 그 결과는 이르면 올해 2~3월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도 “전기를 생산한 곳에서 (해당 전기를) 가급적 쓸 수 있도록 지역별 요금제를 조만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모아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낙동강 수질 개선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여름이 되면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데 (낙동강)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중기 과제로 하면서도 녹조가 심각할 경우 수문을 일시적으로 여닫는 것을 통해, 소위 ‘녹조계절관리제’ 방식을 통해 주민들의 고민을 조금씩 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조계절관리제는 녹조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기간(주로 5~9월)을 ‘계절관리기간’으로 정해 오염원·유량·수질을 선제적으로 조절하고 녹조 발생을 예방·감소하는 제도다.
김 장관은 “기후부 내에서 녹조계절관리제를 시행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달 내내 개방하는 방식보다 낙동강 보 8개를 차례로 개방하고 문을 닫는 과정에서 낙동강 녹조를 강 하부까지 밀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봄에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추가 지정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썩 달가워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 ‘국립휴양공원’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려고 한다”며 “그 안에 살고 계신 분들에 대한 재산권 제약을 최소화하면서도 인근의 생태적인 것들을 잘 보전해서 국민이 국립공원 지정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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