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모바일 구매’ 시대 개막···지역 판매점은 '불안'
회차당 5천원·평일만 구매 제한
판매점 “소액·즉흥 구매 감소 우려”
정부, 시범운영 후 상생방안 마련

모바일 로또 구매가 허용된 첫날, 시민들은 로또 구입이 편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광주 지역 복권 판매점들은 손님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며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상반기 시범운영 동안 문제점을 보완해 향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판매점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구매가 일상화될 경우 소액·즉흥 구매가 줄어들어 수익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의 한 복권 판매점. 이따금 당첨 복권을 교환하려는 고객들이 가게를 찾았지만, 매장 안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벌떡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하던 점주 문모씨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이날부터 로또복권을 스마트폰으로 구매할 수 있게 돼서다.
10년 넘게 동네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해 온 문씨는 “로또 1만원 어치를 팔아도 남는 돈은 500원 정도다. 월세가 78만원인데,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은 그보다 더 적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모바일로 구매가 옮겨가면 소규모 판매점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구 농성동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B씨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B씨는 “아직 첫날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정오부터 모바일 구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오전부터 ‘왜 안 되느냐’고 찾아와 묻는 손님이 있었다. 그런 분들은 결국 모바일 구매로 옮겨가지 않겠느냐”며 “변화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이 앞선다. 명당으로 알려진 매장이나 접근성이 좋은 곳은 영향이 덜할 수 있겠지만, 동네 판매점은 변화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소비자 반응은 구입이 편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날 오전 당첨 복권을 교환한 뒤 매장을 나서던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일부러 현금을 뽑아 판매점을 찾아가야 해서 번거로웠는데, 모바일로도 살 수 있다니 훨씬 편해질 것 같다”며 “보통 한 회차당 5천원 정도를 구매하는 편이라 금액 제한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출퇴근길이나 쉬는 시간에 간단히 살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는 모바일로 구매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최모씨는 “오프라인은 가기가 번거로워 잘 찾지 않게 되는데, 이제 모바일도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이번 회차 로또를 구매해 볼 계획이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분명한 유입책이 될 것”이라며 “이왕 모바일 구매 제한을 푼 김에 오프라인처럼 주당 10만원까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동행복권은 모바일 웹을 통해 로또 6/45 구매를 허용했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판매점이나 PC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에서도 회원 가입과 예치금 충전을 거쳐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상반기 시범 운영 기간 동안은 회차당 1인 5천원 한도, 평일 구매만 허용하는 등 제한을 뒀다. 온라인 판매 비중 역시 전년도 로또 판매액의 5% 이내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제한을 통해 구매 편의성 확대와 사행성 억제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소액·즉흥 구매 비중이 높은 로또 특성상, 모바일 구매가 일상화될 경우 오프라인 판매점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복권 판매점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세대주,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등 우선 계약 대상자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차상위계층이 주로 운영하는 생계형 업종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다만 복권 구매가 주말에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현재 주말 모바일 구매가 제한된 시범 운영 단계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복권위 관계자는 “로또복권의 모바일 판매를 계기로 젊은 층을 포함한 전 세대가 복권의 나눔문화를 공유하고 실명 등록에 기반한 건전 구매가 확대되도록 온라인 공간을 재구성할 예정이다”며 “모바일 판매 시범 운영의 효과 분석을 토대로 온·오프라인 상생방안을 마련하여 하반기 중 본격적인 모바일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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