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통합특별법 ‘31개 특례’ 둘러싼 정부·지자체 힘겨루기

송민섭 기자(song.minsub@mk.co.kr) 2026. 2.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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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통합특별법 발의를 앞두고, 법안에 담길 특례 조항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역의 입장 차가 선명해지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통합 이후 출범할 통합특별시에 적용할 31개 핵심 특례를 정부에 요구했지만, 상당수가 부처 협의 과정에서 불수용 또는 수정 수용 의견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전남·광주는 통합특별시장이 농업진흥지역 해제나 농지 전용을 보다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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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법 발의 앞두고 쟁점 부각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전남·광주 행정통합 관련 면담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통합특별법 발의를 앞두고, 법안에 담길 특례 조항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역의 입장 차가 선명해지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통합 이후 출범할 통합특별시에 적용할 31개 핵심 특례를 정부에 요구했지만, 상당수가 부처 협의 과정에서 불수용 또는 수정 수용 의견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통합특별법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정·산업·에너지·농지·교통 등 주요 분야에서 기존 광역자치단체보다 폭넓은 권한과 국가 지원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 역시 통합 자체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특례 내용에 대해서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재정 특례다. 정부는 통합 이후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후의 항구적인 재원 확보 방안은 법안에 담기지 않았다. 전남·광주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이나 특별교부금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 재정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광역 통합 재원 이전 방식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제화에 선을 그었다. 지역에서는 “재정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통합에 대한 주민 설득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분야 역시 줄다리기 중이다. 전남·광주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전력 계통포화 해소를 위한 국가 책임 명시, 전기요금 차등 적용,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계통포화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는 충분하지만, 이를 실어 나를 송·변전망이 부족해 추가 발전 허가가 막힌 상태를 말한다. 전남은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통 문제로 신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나 전기요금 특례에 대해 “모든 전기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요금 인하나 기금 우선 지원을 허용할 경우, 다른 지자체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이견은 이어진다. 전남·광주는 인공지능(AI) 메가클러스터 조성,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지정, 대규모 전력·용수 인프라의 국가 선제 구축 등을 특별법에 담아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AI 산업에 필수적인 전력과 인프라를 한 공간에 집중 배치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부는 “AI 관련 정책은 이미 개별 법률로 추진 중”이라며 별도 특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지와 개발 규제 완화도 논쟁 대상이다. 전남·광주는 통합특별시장이 농업진흥지역 해제나 농지 전용을 보다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국가산단이나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려면 중앙 승인 절차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부는 난개발 우려와 전국 공통 기준 유지를 이유로 권한 이양에 소극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행정통합은 명칭이나 조직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느냐의 문제”라며 “재정과 에너지, 산업 분야 핵심 특례가 빠진다면 통합의 실익을 주민에게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통합의 취지를 살리려면 형식적 통합이 아니라 지역이 체감할 수 있는 권한과 지원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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