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하고 담합해 물가 올려놓고선…식품업계는 아직까지 ‘눈치싸움’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2. 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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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 독과점 및 담합 수사에 나서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분·제당 업계는 공급가를 인하했다.

검찰은 지난 2일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제분사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을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밀가루와 설탕 등 기초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서 라면·제과·제빵 등 가공식품 업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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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탈세·담합행위 조사 결과 발표
대표 먹거리 업종서 1500억 추징 부과
세무조사·담합 기소에 ‘가격 인하’ 압박
제분·제당 가격 인하…가공식품은 아직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 설탕과 밀가루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 독과점 및 담합 수사에 나서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분·제당 업계는 공급가를 인하했다. 다만 식음료 업체들은 정부의 가격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하며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는 등 본격적인 ‘눈치싸움’에 들어간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전날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폭리를 취한 주류·빙과·라면 제조업체들의 탈세 및 담합행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차에 걸쳐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한 독과점 및 가공식품·생필품 제조,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등 103곳을 세무조사했다. 이 중 1차 조사 대상 55곳 가운데 53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총 1785억원을 추징했다.

특히 주류·빙과·라면 등 대표 먹거리 업종에서 전체 추징세액의 85%인 약 1500억원이 부과됐다. 오비맥주는 판매점 리베이트 지급과 특수관계법인 거래를 통한 이익 이전이 적발됐고, 빙과 업체는 과도한 물류비 지급으로 가격 인상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면 업체 역시 수백억원대 추징을 받았다.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설탕 판매대. [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제분·제당 업체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2일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제분사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을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담합 규모는 5조9913억원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당사들도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담합 규모는 3조27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사·재판 압박 속에 제분·제당 회사들은 결국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CJ제일제당은 일반 소비자용(B2C) 설탕과 밀가루 전 제품의 가격을 5~6% 인하했으며, 대한제분도 지난 1일부터 밀가루 일부 제품(곰표고급제면용·곰·코끼리)의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다. 삼양사는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6% 인하하고, 사조동아원은 밀가루 가격을 평균 5.9% 내리기로 결정했다.

밀가루와 설탕 등 기초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서 라면·제과·제빵 등 가공식품 업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원맥 가격은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 22.6% 하락했으나 라면 평균 가격은 오히려 7.4% 올랐다. 원재료 가격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소비자단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실제로 내려간 만큼 가공식품 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설탕과 밀가루가 빵·과자·아이스크림·음료 등 일상 소비재 전반에 두루 쓰이는 만큼, 이들 품목의 가격이 함께 내려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대. [연합뉴스]
반면 가공식품 업체들은 가격 인하에 선을 긋고 있다. 밀가루와 설탕이 원가의 일부일 뿐이며, 인건비·물류비·에너지 비용 등 다른 비용 부담이 더 커 쉽게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내린 건 사실이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순히 원재료 한두 가지 움직임만으로 제품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 기조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원가 구조 전반을 면밀히 검토한 뒤 가격 정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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