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류혁, 법정서 5번이나 박성재 흉내…‘내란의 밤’ 법무부 회의 재연

장현은 기자 2026. 2. 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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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 2차 공판서 류 전 감찰관 증인 심문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박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했던 말투와 표정을 따라하고 있는 모습. 서울중앙지법 제공

“용산에서 딱 끊고 들어왔어야지, 그걸 법무부까지 끌고 들어와 가지고, 거기서 앉아 가지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모습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습니까? 저라면! 창피해서라도 회의 주재 못 합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재판에서 분노 섞인 증언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발해 2024년 12월4일 새벽 박 전 장관이 주재한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당시 박 전 장관의 모습을 설명하면서다. 류 전 감찰관은 “제가 흉내도 낼 수 있다”며 박 전 장관의 말과 몸짓을 다섯 차례 따라 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9일 박 전 장관의 2차 공판을 열고 류 전 감찰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류 전 감찰관은 회의 소집 연락을 받고 “가서 최소한 의사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법무부 회의실로 향했다고 한다. 류 전 감찰관이 회의실에 들어선 순간 박 전 장관은 한 간부와 대화하던 중이었다. 류 전 감찰관은 “그 자리에서 피고인(박 전 장관)이 하는 얘기를 끊고 ‘장관님 이게 계엄 관련 회의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네 그래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류 전 감찰관은 “제가 흉내도 그대로 낼 수 있다”며 고개를 드는 시늉을 하며 화가 난 목소리로 “네 그래요!”라고 재차 말하며 박 전 장관의 당시 모습을 따라 했다.

이어 류 전 감찰관은 “장관님, 저는 이게 만약 계엄 관련 회의라 그러면 참석할 생각이 전혀 없고, 명령이나 일체 지시 같은 것 내려와도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그만두겠습니다. 나가서 사표 쓰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박 전 장관이 “그렇게 하세요!”라고 응답했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높이 드는 시늉을 했다. 류 전 감찰관은 화가 난 목소리로 ‘네 그래요!’, ‘그렇게 하세요!'라고 박 전 장관의 말을 따라 할 때마다 고개를 위아래로 흔드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흉내 냈다.

류 전 감찰관은 자신이 회의실 바깥에서 사직서를 적어 제출하는 5분여 동안 회의가 계속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나더라. 그때까지 계속 안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고 계속 회의 중인 것 같았다. 그래서 문을 열고 확 들어갔다”며 “참을까도 생각했는데, 화가 나가지고 그냥 ‘아니 저도 여야가 이런 식으로 극한 대립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다고 해가지고 계엄이 뭡니까, 말이 됩니까’하고 (말한 뒤) 문을 쾅 닫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특검이 ‘해당 회의에서 (계엄) 후속조치를 논의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를 묻자, 류 전 감찰관은 “그때 당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박 전 장관의 당시 표정과 말투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류 전 감찰관은 “그렇게 하세요!”라며 한 번 더 박 전 장관의 말과 표정을 따라 했다. 다만 류 전 감찰관은 회의실에 머문 시간이 1분이 채 되지 않아, 실제로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후속조처를 지시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간부회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서울중앙지법 제공

잠시 고민하며 헛웃음을 짓던 류 전 감찰관은 “솔직히 여기서 말씀드리겠다. 저는 피고인과는 근무연이 없지만 피고인이 후배들한테 화를 잘 낸다는 얘기는 저도 들었다. 하지만 저한테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사실은 그날 ‘그렇게 하세요!’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저 모습이 후배들이 당황했던 그 모습이구나, 이런 생각도 나름대로 했었다”고 말했다.

류 전 감찰관은 “(두 번째 들어갔을 때) ‘계속 이렇게 회의 할 거냐’고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저는 그 말을 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후회되기도 한다”고도 했다. 이어 “‘계속 이런 회의 하실 거냐, 이건 적절치 않다, 이게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 나중에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이런 말을 했어야 하는데 그 말을 못 한 게 제가 보기에는 장관한테 미안한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류 전 감찰관은 “그거 말고는 저는 장관에게 미안한 것 하나도 없고, 오히려 서운하다”며 “저라면 창피해서라도 회의 주재 못 한다”고 말했다. 류 전 감찰관은 이후에도 화가 식지 않은 듯 고개를 저으며 깊은숨을 내쉬기도 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박 전 장관 쪽 변호인은 신문에 들어가며 “오늘 증언하시는 걸 보니 좀 흥분하시고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며 “지금도 화가 많이 나셨는지”를 물었다. 이에 류 전 감찰관은 “아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그렇다”고 답했다.

류 전 감찰관은 2019년 통영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직했다가 2020년 7월 법무부 감찰관에 임용됐다. 임기는 2025년 7월 초까지였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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