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으론 지선 못 이겨” 중도 확장 나섰는데 극우 세력은 압박…장동혁의 딜레마?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을 강조하며 노선 변경을 시사하자 극우·강성 세력이 반발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딜레마 상황에 놓였다. 오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가 장 대표에게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중도 확장을 위한 노선 변경을 예고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10일 S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충성 지지층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주기 위한 당의 노선을 많이 가져왔다면, 이제는 보통의 중도층, 우리 당의 당원이 아닌 분들에게도 우리 당이 매력적인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전날 극우 성향 유튜브 주최 토론회에서 “우리는 ‘윤 어게인’을 외쳐서는 지방선거를 이길 수가 없다”며 “계속윤 어게인을 외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확장이 안 되고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도 “부정선거는 이미 대한민국에서 10년간 외쳤는데 영역이 좁혀지고 있다”며 “중도층을 설득하려면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전날 BBS 라디오에서 “지금부터는 중도나 외연 확장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라며 “국민의힘이나 장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장 대표가 운동장을 넓게 쓸 수 있게끔 전략적인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 대표의 지지 기반인 강성·극우 세력은 장 대표의 노선 조정 가능성을 의심하며 입장 확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어게인 세력과 갈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밝히라”고 말했다.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도 최근 국민의힘 당사에 전두환씨와 윤 전 대통령 사진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밑 접촉을 통해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다. 전씨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장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지방선거를 이기는 게 지상 과제라고 하더라. 다만 그러기 위해 윤 어게인을 전략적으로 당장에는 좀 분리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이영풍TV>에서 “선거에서 지면 윤 전 대통령 석방이 안 된다”며 “전략 없는 싸움은 필패다. 믿어주시면 저희들이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것 다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이날 문화일보 유튜브에서 윤 전 대통령과 절연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이 변화된 것이 없다”면서도 “절연은 분열의 프레임이고 말로 표현해서는 그 프레임에서 절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요구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인 지방선거, 총선을 이기고 정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장동혁을 믿고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우·강성 지지층을 향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외연 확장 등 당의 변화를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고씨 징계 여부도 주목된다. 서울시당 윤리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고씨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은 앞서 고씨가 국민의힘 당사에 전두환씨와 윤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자고 발언한 것 등을 이유로 그를 제소했다. 서울시당 윤리위가 고씨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중앙윤리위나 장 대표가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
당내에선 친한계를 중심으로 지도부의 노선 변화에 의구심을 보내는 반응이 나왔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그러면 왜 한 것이냐”라며 “윤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보복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데 말의 진정성을 어떤 국민이 믿어주겠나”라고 했고, 안상훈 의원도 “윤 어게인과의 정치적 위장 이혼”이라고 했다.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장 대표에게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경우 중도 확장은 요원해지고 당내 소장파 세력의 반발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절연 메시지를 내놓게 되면 장 대표를 지원했던 극우 세력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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