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부자를 내쫒지 말라”…부유세 ‘산넘어 산’

황동진 2026. 2. 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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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부 격차를 줄이고 복지를 늘리기 위해 부자들에게만 부과하는 세금, 바로 부유세죠.

미국 서부에서는 요즘 억만장자들을 겨냥한 부유세 도입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뜨겁습니다.

오늘 월드이슈에서 황동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난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는데, 이런 시위도 있나요?

[기자]

네, 지난주 토요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는데요.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부유세 부과 안에 반대하는 시위입니다.

'억만장자가 번영을 만든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사람들이 행진하고 있는데요.

이 시위를 주도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창업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데릭 카우프만/시위 조직 : "상위 1% 부자들은 세금을 엄청나게 많이 냅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소득 상위 1%가 주 전체 소득세의 거의 절반을 납부합니다. 만약 그들이 떠나면 어떻게 될까요? 캘리포니아는 이미 미국에서 소득세율이 가장 높은 주입니다."]

[앵커]

'억만장자세'라고도 불린다는데, 이 부유세가 어느 정도이기에 이런 반발이 나오는 거죠?

[기자]

캘리포니아주 부유세 도입은 미국 최대 의료 노조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자산이 10억 달러, 1조 4천5백억 원이 넘으면, 5%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한다는 겁니다.

이 계산에 따르면 최소 730억 원 이상의 세금을 부유세로 내야 한다는 거죠.

이 부유세 도입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 의료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에 서명했는데, 이 삭감된 연방정부 지원분을 부유세로 메우자는 겁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에 사는 억만장자에게 세금이 소급 적용됩니다.

올해 초 기준으로 보면 전체 3천9백만 캘리포니아 주민 중에 210여 명이 부유세 대상 억만장자입니다.

[앵커]

억만장자들은 부유세 말고도 이미 소득세나 재산세도 내고 있지 않나요?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소득세율이 최고 14% 이상이고, 재산세도 0.68%에 이릅니다.

여기에 부유세까지 더해지면 억만장자들도 부담이 클 텐데요.

평생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최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이사한 행키그룹 회장 돈 행키는 실제로 억만장자세 논란 때문에 이사를 결심했다고 미 경제 매체 포브스에 밝혔습니다.

돈 행키의 경우 부유세가 도입되면 4억 천만 달러, 6천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앵커]

이런 부담 때문일까요?

실제로 억만장자 중 일부가 거처를 옮겼다고요?

[기자]

네, 행키가 이사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만 하더라도 부유세도 없지만, 소득세도 없고 재산세는 0.44%밖에 안 됩니다.

그렇다 보니 부자들의 이사가 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네바다주 부동산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렌트 카페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대도시권의 백만장자 가구 수는 2019년 331가구에서 2023년 879가구로 늘었고요.

지난해와 올해는 수천만 달러, 수백억 원의 집 거래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바다주뿐 아니라 소득세가 아예 없는 텍사스나 플로리다로 옮기는 부자들도 많은데요.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도 자산의 상당 부분을 플로리다로 옮겼습니다.

이런 부자들의 탈출에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부유세 도입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부유세.

민주당 정부이던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되지 않았나요?

[기자]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2년, 2023년도 회계안에 포함돼 의회에 제출됐는데요.

예산 확보 차원에서 순자산 1억 달러 이상 가구에 연 20% 세율을 부과하는 안이었습니다.

이 안은 자본이득과 주식·채권 등 미실현 자산에도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었는데요.

당시 대상 가구는 대략 700명 수준으로 추정됐고 연간 세수로 약 350억 달러, 51조 원가량이 추가로 걷힐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상원에서 "벌지 않은 돈에 세금은 부과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관련 소송도 패소하면서 부유세 부과안은 좌초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부유세 얘기가 나오는 곳이 또 있죠?

뉴욕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세계 최고 부자 도시로 꼽히는 미국 뉴욕의 조란 맘다니 시장이 재정 적자가 막대하다며 부유세 신설을 예고했습니다.

뉴욕시가 연간 120억 달러, 17조 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며 부유세 도입과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조란 맘다니/미국 뉴욕시장 : "뉴욕 시민 상위 1%가 소득세로 2%를 추가로 납부한다면, 우리는 도시의 재정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더 강한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맘다니 시장은 이렇게 확보한 재원으로 저소득층 영구 임대주택 확충과 취학 전 아동 무상교육 등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미지수인데요.

뉴욕시의 증세 권한을 가진 뉴욕주의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맘다니 시장 측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지만, 세금 인상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복지 확대를 위한 부유세 신설, 사회적 합의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영상편집:박혜민 변혜림/그래픽:유건수/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startuparchive_, @stanfordengineering (유튜브) Forbes, WSJ (미디어) hankeycapital (홈페이지) Scott Yancey Goliath Company Flipping Vegas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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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기자 (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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