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개발특별시” 법안 심사 돌입 속 시민사회 반대 여론 고조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국회 법안 심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특별시장의 개발 권한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10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전통합특별법’은 생태환경 보전은 뒷전으로 미룬 채 개발을 위한 권한 확대와 규제 완화로 점철돼 있다”며 “개발통합특별시로 전락할 행정통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여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은 지역 개발론자들을 위한 특혜법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환경 보전의 관점이 전무하다”며 “통합특별시장의 개발사업 시행 권한을 대폭 상향시키면서도 제재 장치는 없어 균형발전은 구실일 뿐이고 난개발을 장려하는 개발통합특별법에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 가운데 제78조 개발사업 시행승인 조항과 제79조 ‘인·허가 등의 의제’ 조항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 조항이 단체장의 판단만으로 난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제189조에 규정된 ‘산지관리법 적용 특례’ 등이 산림 훼손과 개발 사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통합의 전면에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지만 그 알맹이는 다름 아닌 개발 권한의 통합과 규제의 간소화”라며 “그나마 규제와 견제로 지역에서 중단되거나 숙려된 사업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활개를 치게 되고, 개발 세력들이 통합시 전역에서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주머니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방선거 전 졸속 입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국회에 발의된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3개 지역 통합 법안 전체 조문 중 83.96%에 해당하는 조문이 선심성 지역 민원, 재정 특혜, 권한 이양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대전·충남 통합 법안은 79.94%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선심성 개발과 재정 특례, 견제 장치 없는 인허가권 이양 등으로 국가 행정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무분별한 개발과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주민투표 요구도 지속하고 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최근 대전시와 충남도에 신청한 행정통합 주민투표 청구가 반려되자 “주민의 입을 막고 질주하는 ‘통합 폭주’를 중단하라”며 “주민투표를 포함한 실질적 주민 결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도 “지역 주민의 의사가 무시된 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의해 추진되는 밀실 추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주민투표를 통해 실질적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단체들은 교육자치 훼손을 우려하며 통합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도 구성한 상태다. 대전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등은 지난 4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통합 과정이 교육 자치의 가치를 처참히 짓밟은 채 행정 편의와 효율성만 앞세운 ‘관료 중심의 야합’으로 치닫고 있다”며 통합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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