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쏠린 K반도체 클러스터… 국회·학계 "영호남 분산 필요"

이한듬 기자 2026. 2. 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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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트라이앵글 토론회'… 반도체 분산 통한 산업 재편 전략 논의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단지를 영호남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산업 구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줄이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와 이를 해결 하기 위한 지방 분산 전략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번 토론회는 반도체 산업의 분산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산업 지도를 재편하려는 목적으로 김종민 의원(무소속·세종갑)을 비롯해 정진욱(더불어민주당·광주 동구남구갑), 허성무(더불어민주당·경남 창원시성산구), 안호영(더불어민주당·전북 완주군진안군무주군), 서왕진(조국혁신당·비례대표), 최형두(국민의힘·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윤종오(진보당·울산 북구)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정진욱 의원은 인사말에서 "반도체 산업 입지가 현재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영남지역과 호남지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남부 반도체벨트'라는 구상을 언급하셨는데 거기에 맞춰 추가 투자는 남부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허성무 의원도 "특정 산업의 집중과 집적은 수용 가능한 인프라가 있을때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한계를 넘어서면 역효과가 난다"며 "반도체가 국가 전체 산업의 20%를 넘어서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된 현재 잘못하면 안보 문제가 생길수 있는 만큼 반도체 클러스터의 수도권 집중이 타당한가 문제점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 역시 "고착된 반도체 입지론에서 벗어나 전국을 하나로 엮어 트라이앵글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일본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쿠마모토에 반도체 중심을 세웠는데 왜 일본은 가능했고 우리는 꿈도 못꾸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종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첫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경덕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너무나 작은 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타가 모여 있는데 이를 그냥 두면 문제가 커진다"며 "용인 클러스터의 직접 효과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새만금과 영남권을 보완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100 달성 차원에서도 지방 분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RE100은 기업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들과 빅테크를 중심으로 RE100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사에도 RE100을 요구한다는 방침인데 삼성전자는 10% 미만, SK하이닉스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새만금으로 클러스터를 분산하면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이용한 RE100 달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영남에서는 원전을 통해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두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유선진 창원대학교 AI융합학과 교수는 "공간의 재배치, 인력의 재효율,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에 밀집하기보다는 전국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산단을 영남의 이전할 경우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유 교수는 "창원에는 국가산단이 있는데 2024년 생산액이 62조원, 수출액이 183억달러 이상"이라며 "영남 지역은 제조의 핵심으로 AX 추진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반도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방산의 54% 이상이 영남에 몰려있는데 방산 분야 역시 반도체 수요가 높은 산업"이라며 "영남 지역의 제조업 AX와 방산 산업 부문에서 분명한 수급처가 존재한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인재 유출 방지 효과도 낼 것으로 봤다. 유 교수는 "지역의 인재가 지역에서 나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창원은 기존 산단 외에 추가 상단을 지정을 받았는데 여기에 반도체 산단을 추가한다면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 박재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듬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방 소멸 문제 산업 공동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주력 산업들이 재배치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반도체 팹 같은 큰 기업이 가야만 중소기업도 따라가고 거기서 생태계가 생기고 자영업도 살아난다"고 밝혔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으려면 전력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원전 10기도 같이 지어야 하는데 용인시민이나 경이도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팹을 분산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팹을 분산시키려면 당연히 인센티브가 있어야한다"며 "비수도권 지역, 특히 전기를 생산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분산할 때에는 훨씬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물리적으로 단 하나의 지역에 모든 반도체 자원을 모으고 직접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분산 내지는 기능의 분산을 추구해야 한다"며 "R&D나 선단 공정, 소부장 기업들 나누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기능적으로 분산을 해서 네트워크 형태의 메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한국 반도체 산업도 대만처럼 수도권에만 집중할 게 아니고 지역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지역의 특화단지를 활성화하고 각 지역이 갖고 있는 산업을 반도체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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