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도 몰랐던 아내의 108배 내조…“올림픽 또 나가도 돼?”[스경x현장]

눈 위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돌아왔다. 4번째 도전이었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건 김상겸(37·하이원)은 박수 갈채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를 끌어안고는 쑥스럽게 웃었다.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상겸은 “몸 상태만 가능하다면 두 번은 더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목표는 아직 갖지 못한 금메달이다. 금메달을 따려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인 박한솔 씨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모여 이런 값진 (은)메달이 됐다. 다음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면 열심히 응원하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김상겸은 이번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따낸 은메달을 계기로 고행에 가까운 도전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비인기 종목이라 실업 팀이 없어 부족한 훈련비를 벌기 위해 한동안 건설 현장을 누비며 보드를 탔다.
김상겸은 “생활고까지는 아니었다. 장비 구입과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위해 ‘일’을 좀 한 것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시는 경험은 처음”이라고 웃었다.
2014년 소치 대회부터 꾸준히 올림픽 무대를 두드린 김상겸은 개막 전 메달 후보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상겸은 예선을 8위로 통과한 뒤 토너먼트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첫 시상대에 섰다. 행운도 따라줬다. 16강 상대인 잔 코시르(슬로베니아)는 주행 도중 넘어졌고, 8강에서 맞붙은 예선 1위이자 세계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는 코스를 이탈하는 실수를 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상겸은 4강에서 불가리아의 테르벨 잠피로프를 0.23초로 따돌리며 결승에 올라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아내의 특별한 내조는 큰 힘이 됐다. 아내 박 씨는 불교 신자가 아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 한 달 전부터 스노보더 출신 주지 스님이 있는 남양주 봉선사를 찾았다. 경기 당일에는 반야심경을 외우며 108배를 했다. 박씨는 “뭐든지 하고 싶어 남편이 평소 다니는 절에서 108배를 배웠다. 경기 중에는 볼륨을 꺼놓고 108배를 했다”고 웃었다. 김상겸은 “아내가 108배 했다는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고 깜짝 놀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의 내조 속에 평생 꿈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김상겸은 4년 뒤 알프스 동계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피슈날러는 46세에도 여전히 세계 1위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충분히 가능한 꿈을 다시 꾸며, 김상겸은 25일 또 출국할 준비를 한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한다.
다음 꿈을 꾸는 김상겸의 고민은 나이가 아닌 아내다. 국내에는 훈련장이 없다. 평창 올림픽이 열린 정선에 유일한 훈련장이 있었지만 폐쇄돼 선수들은 유럽을 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김상겸은 “결혼한 지 3년 밖에 안 된 신혼이지만 같이 보낸 시간은 얼마 안 된다. 아내의 허락을 받아야 다음 올림픽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남편의 꿈에 아내는 망설임 없이 ‘OK’ 사인을 내놨다. 박씨는 “남편이 이 순간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남편은 금메달을 얘기했지만 참가만 할 수 있어도 대단한 일이다. 그때도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즐겼으면 한다”고 너그럽게 ‘허락’했다.
인천공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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