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K관광 열기 지방으로 퍼지려면

이형구 기자 2026. 2. 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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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생활경제부장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89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750만 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단순 계산하면 1.68초마다 1명의 외국인이 한국 땅을 밟은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는는 ‘K-콘텐츠의 세대교체’와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을 직접 체험하려는 ‘관광의 질적 전환’이 맞물린 결과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의 성과를 발판 삼아 내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열고, 2030년 목표인 3000만 명 조기 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 인프라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은 커녕 2000만명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예가 숙박시설이다.  서울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관광호텔이 모자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말 기준 서울 관광호텔 가운데 3성급 이상 객실 수는 약 4만2500실 수준인데 2026년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4년과 유사한 1546만명으로 가정해도, 2인 1실 기준으로 계산해도 하루 평균 최소 2만1278실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서울이 이같은 상황이라면 지방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서울과 제주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됐다는 점도 문제다. 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수도권을 방문하는 비율이 80%를 웃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65%를 중국, 일본, 미국, 대만 4개국이 차지했다. 

이외에도 바가지 요금, 지역별 특생있는 관광 콘텐츠의 부재,  결제시스템•언어지원 부족 등 문제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같은 문제점을 어디서 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이에 대해 관광전문가들은 작년 11월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한국 관광의 고질적 난제였던 ‘서울 쏠림’을 해소하고 지방 관광 인프라를 혁신할 수 있는 힌트를 줬다는 것이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정부는 보문단지 내 12개 숙박시설을 정상급 숙소로 지정해 개보수를 단행, 국빈을 위한 35개의 프레지덴셜스위트 객실과 글로벌 기업인을 위한 230여 개 전용 객실을 확보했다. 또 지역 민박업 운영자 250명을 대상으로 위생·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주요 시설을 정밀 점검해 서비스 품질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밖에 경북권 2만여 개 업소에 표준 QR결제 인프라와 NFC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을 보급해, 외국인이 지갑 없이도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주요 식당과 카페 등 124개소에는 다국어(영·중·일) 메뉴판을 설치했다. 

이 결과 한국관광공사가 행사 전후 글로벌 소셜 데이터 2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경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급변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주의 사례를 쫓아, 매년 한 곳이라도 정해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제 ‘한국 방문 해' 같은 막연한 슬로건보다 지역에 밀착한 구체적인 관광 인프라 구축에 차근차근 나서야 한다"는 한 여행업계 관계자의 말을 귀담아 들을 때다   

이형구 생활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