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뷔페에서 ‘딸기 시루’까지···딸기는 어떻게 겨울 대표 과일이 됐을까?

김지윤 기자 2026. 2. 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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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뷔페, 애프터눈 티, 편의점 디저트, 카페 음료까지 소비 방식이 확장되며 겨울을 대표하는 시즌형 소비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월 11일은 ‘딸기의 날’이다. 2006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딸기 선물 문화 정착과 소비 촉진을 위해 제안한 날이다. ‘딸기’라는 단어가 두 글자, 11획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환절기 비타민C 섭취가 중요해지는 시점에 제철 과일이 딸기라는 점도 상징성을 더했다.

이후 딸기는 뷔페, 애프터눈 티, 편의점 디저트, 카페 음료까지 소비 방식이 확장되며 겨울을 대표하는 시즌형 소비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겨울이 오면 딸기를 기다리는 풍경은 소비자들이 계절을 즐기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호텔서 시작된 ‘시즌 딸기’

딸기는 겨울 제철 과일이다. 하우스 재배 딸기의 당도는 12월부터 2월까지 가장 높다. 딸기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연말·연초 외식 수요와 맞물리면서 호텔 업계는 이 시기를 ‘딸기 시즌’으로 브랜딩했다.

시작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다. 워커힐은 2008년 국내 최초로 딸기 뷔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를 선보이며 호텔가에 딸기 시즌 개념을 정착시켰다. 이후 딸기 디저트는 뷔페를 넘어 라운지, 베이커리, 애프터눈 티로 확장됐다. SNS 확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붉은 색감과 화려한 비주얼을 지닌 딸기는 ‘찍고 공유하는 디저트’로 최적화된 소재였다.

유통가 전반으로 번진 딸기 열풍

인기는 호텔에만 머물지 않았다. 대형마트, 편의점, 베이커리, 카페까지 유통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마트는 올해 1월 딸기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을 열고, 생딸기부터 케이크·아이스크림·요구르트·음료까지 묶은 ‘딸기 페스티벌’을 전개했다.

편의점 업계 역시 매년 겨울딸기 샌드위치, 딸기 생크림빵, 딸기 롤케이크 등을 한정 출시하며 시즌성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딸기 토핑과 과육을 강조한 비주얼 중심 상품이 늘며 SNS 확산을 염두에 둔 전략이 두드러진다.

베이커리와 카페 프랜차이즈도 경쟁에 가세했다. 딸기 케이크를 겨울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고, 캐릭터 협업이나 사전 예약을 결합해 ‘겨울 한정 선물’의 성격까지 확장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생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시즌 시그니처로 운영하며 브랜드의 계절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로컬 베이커리의 존재감도 크다. 대전 성심당의 ‘딸기 시루’는 압도적인 크기와 풍성한 딸기 구성,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년 겨울 화제를 모은다. 딸기 시즌이 프리미엄 호텔 디저트를 넘어 ‘가성비 만족 소비’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키워드는 ‘협업·공간·경험’

올해 딸기 시즌의 핵심 키워드는 ‘협업·공간·경험’이다. 단순히 맛있는 딸기를 넘어 스토리텔링과 체험 요소가 중요해졌다. 특급호텔들은 유명 셰프나 브랜드와 협업해 딸기 디저트를 재해석하고 전용 라운지와 포토존을 결합해 방문 자체를 콘텐츠화하고 있다. 딸기 뷔페는 애프터눈 티와 시즌 한정 코스, 공간 연출로 진화했고, 프랜차이즈 카페와 편의점 역시 캐릭터 협업과 SNS 공유형 비주얼을 앞세워 ‘먹는 경험’을 ‘찍고 공유하는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딸기 시즌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어느 호텔의 딸기 뷔페를 갈지, 어떤 브랜드의 딸기 케이크를 고를지, 편의점 신상 딸기 디저트는 무엇인지가 겨울의 작은 화제가 된다. 계절을 체감하는 방식이 날씨보다 소비 경험에 더 크게 좌우되는 풍경이다.

조석정 소비 트렌드 전문가는 “딸기 시즌의 힘은 맛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제철이라는 명분, 시각적 만족, 함께 즐기는 경험, 해마다 반복되는 기대감이 겹쳐지며 하나의 문화로 굳어졌다”며 “특히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딸기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공유하는 대중적 경험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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