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박지수 만난 진안, 시작은 ‘선전’+마지막은 ‘한계’

손동환 2026. 2. 10. 12: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안(181cm, C)이 박지수(198cm, C)를 어느 정도 제어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한계를 노출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천 하나은행의 기세는 살짝 누그러들었다. 에너지는 언젠가 줄어들어서다. 또, 하나은행의 가용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이유로, 하나은행의 에너지 레벨이 확 떨어졌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도 이를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은행(16승 6패)은 2위 청주 KB(15승 7패)에 1게임 차로 쫓겼다. 하나은행은 추격자인 KB와 맞붙는다. 진안이 여전히 중요하다. 진안이 최후방에서 안정감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KB의 컨트롤 타워인 박지수를 제어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은행은 지난 8일 오후 훈련 때 박지수의 여러 동작을 대비했다. 진안에게도 박지수의 패턴을 짚어줬다. 그리고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너(진안)가 (박)지수한테 공격한다고 생각해라. 그렇게 해야, 파울을 줄일 수 있고, 박지수의 자리잡는 동작을 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라며 큰 틀을 제시했다.

정확한 내용은 이렇다. 진안이 박지수의 앞에 서고, 진안이 볼 잡는 동작을 취한다. 동시에, 자세를 너무 낮추지 않는다. 그렇게 했을 때, 진안의 디나이 디펜스(볼을 못 잡게 하는 수비)가 어느 정도 이뤄진다. 해당 동작 모두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의 지침이었다. 진안은 이를 제대로 해내야 했다.

# Part.1 : 쉽게는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박지수는 보통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송윤하(179cm, F)가 보통 먼저 나선다. 송윤하 수비법은 박지수 수비법과 다르다. 송윤하와 비슷한 키를 지닌 선수가 하나은행에 많아, 하나은행의 선택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강이슬(180cm, F)이 경기 시작 2분 25초 만에 왼쪽 발목을 다친 것. KB 벤치가 이때 박지수를 투입했고, 진안을 포함한 하나은행 선수들은 박지수를 대비해야 했다. 하지만 박지수의 속공과 이채은(172cm, F)의 엔트리 패스에 너무 쉽게 당했다. 박지수에게 자유투를 내줬다.

진안은 그 후 박지수를 자유투 라인 밖으로 밀어냈다. 박지수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유도했다. 그리고 진안은 박지수의 점퍼 후 확실히 박스 아웃. 박지수의 세컨드 찬스 획득까지 방해했다. 박지수의 위력을 잘 떨어뜨렸다.

그러나 진안은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의 지침을 매번 이행하지 못했다. 먼저 허예은(165cm, G)과 박지수의 2대2에 위치를 잡지 못했다. 또, 속공 중 자리싸움하는 박지수에게 골밑 득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쿼터 종료 3분 10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 Part.2 : 진안의 노력

진안은 1쿼터 종료 1분 30초 전 코트로 돌아왔다. 진안은 박지수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그렇지만 문제가 생겼다. 이이지마 사키(172cm, F)가 강이슬(180cm, F)의 피지컬에 밀린 것.

그래서 진안은 사키 쪽도 신경 써야 했다. 그런 이유로, 박지수를 박스 아웃하지 못했다. 박짓의 쳐내는 동작에 루즈 볼을 지키지 못했다. 이는 강이슬의 3점으로 연결됐고, 하나은행은 동점(26-26)을 허용했다.

진안은 자유투 라인 부근을 떠나지 않았다. 박지수를 림과 먼 곳으로 보내기 위해서였다. 앞선 수비수의 도움도 필요했다. 동료 수비수가 박지수의 스크린을 통과해야, 진안의 수비 위치가 빛을 발하기 때문.

박진영(178cm, G)과 정예림(175cm, G)이 이를 해냈다. 덕분에, 진안이 자기 위치를 잘 지킬 수 있었다. 다만, 박진영의 손질이 박지수의 팔에 걸렸다. 박진영의 판단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진안으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정은(180cm, F)이 2쿼터 시작 4분 36초에 코트로 들어갔다. 김정은은 진안을 도울 수 있는 최고의 자원이다. 진안만큼 박지수를 많이 상대해서였다.

진안과 김정은이 함께 나서자, KB 벤치는 박지수를 빼버렸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김정은을 포함한 하나은행 선수들이 공수 전환을 필사적으로 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2쿼터에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38-37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대처하지 못한 것

진안이 박지수와 제대로 붙었다. 여기에 동료들의 에너지 레벨이 더해졌다. 진안이 박지수를 1대1로 막을 수 없기에, 진안과 가까이 있는 선수가 도움수비를 한 것.

그렇지만 박지수는 높은 타점과 넓은 시야를 갖췄다. 무엇보다 도움수비에 도가 텄다. 눈치 빠른 박지수는 하나은행의 패턴을 빠르게 인지했고, 하나은행은 박지수의 킥 아웃 패스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3쿼터 시작 4분 8초 만에 45-47.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이 후반전 첫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도움수비를 선택했다. 다만, 3쿼터 종료 3분 25초 전에는 김정은을 투입했다. 진안을 쉬게 함과 동시에, 김정은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무리하게 손을 쓰지 않았다. 박지수의 동작을 인지했기에, 박지수보다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김정은의 노련함이 KB의 공격 제한 시간 바이얼레이션을 일으켰다. 이를 지켜본 김완수 KB 감독이 박지수를 빼버렸다.

하나은행의 수비 부담이 확 줄었다. 물론, 변수는 있었다. 하나은행 선수들의 체력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하나은행 선수들의 반응 속도와 압박 강도였다.

하나은행의 에너지 레벨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은행 수비가 박지수에게 쏠렸다. 빈 공간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허예은에게 돌파할 공간을 내줬다. 49-54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한 번의 실수 그리고 한계

진안은 더 필사적이었다. 강하게 움직인 진안은 박지수의 하체 밸런스를 잘 흔들었다. 다만, 박지수의 세컨드 찬스 포인트까지 막지 못했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도 멋쩍게 웃었다. ‘어쩔 수 없다’는 의미 같았다.

나머지 4명의 에너지 레벨도 살짝 떨어졌다. 바꿔막기로 체력 소모를 최소화했음에도, 하나은행의 수비가 균열을 일으켰다. 허예은의 절묘한 앨리웁 패스와 박지수의 골밑 득점에 휘말렸다. 58-60.

하나은행의 실점 이후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실점 이후에도 빠르게 치고 나간 것. 연습이 잘 됐고 에너지가 높았기에, 하나은행의 이런 동작이 가능했다. 그리고 김정은이 또 한 번 역전 3점(61-60). KB의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소모시켰다.

진안이 박지수에게 좋은 자리를 내줬다. 진안 쪽에 있던 박소희가 급하게 도움수비. 허술했으나, 박지수에게는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정은이 리바운드 도중 박지수의 4번째 파울을 이끌었다.

진안과 김정은이 박지수와 허예은의 주위에 있었다. 진안이 박지수를 막았고, 김정은이 허예은을 막았다. 김정은이 박지수의 볼을 빼앗으려다가, 김정은이 허예은에게 3점을 맞았다. 하나은행은 61-63으로 다시 밀렸다. 남은 시간은 4분 8초였다.

진안과 김정은이 강이슬과 박지수를 바꿔막기했다. 수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렇지만 하나은행은 여전히 도움수비를 해야 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또 한 번 내줬고, 이채은에게 3점을 허용했다. 하나은행은 경기 종료 1분 40초 전 63-66으로 밀렸다.

하나은행의 수비 집중력이 더 높아야 했다. 그렇지만 허예은의 돌파와 페이크 동작을 제어하지 못했다. 파울 자유투 2개를 내줬고, 63-68로 밀렸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냈지만, 65-68로 경기를 마쳤다. 16승 7패로 단독 선두를 유지하지 못했다. KB와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사진 제공 = W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