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희생자 새긴 우크라 선수 헬멧… IOC “사용 금지”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에 출전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우크라이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동포들의 얼굴이 새겨진 헬멧을 경기에서 착용할 수 없게 됐다.
지난 9일 헤라스케비치는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진행된 연습 주행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된 자국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을 헬멧에 담고 착용했다. 그의 헬멧에는 우크라이나 10대 역도 유망주였던 알리나 페레후도바, 권투 선수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이반 코노넨코 등 전사자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이날 헤라스케비치는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의 일부는 제 친구들”이라며 “이 헬멧은 그들을 기리는 방식이자, 전쟁의 현실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한 상징”이라고 했다.
그러나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헬멧이 규정을 위반한다고 판단하고 경기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IOC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은 경기장과 관련 구역 내에서 정치·종교·인종적 선전 활동을 금지한다고 명시한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그의 행동에 지지를 보냈다. 그는 “이 진실은 불편하거나 부적절하거나 스포츠 행사에서의 정치적 행위로 불릴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위하는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다”고 했다.
앞서 헤라스케비치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No War in Ukraine)라고 적힌 문구를 들어 보인 바 있다. 개막식 직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전 세계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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