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압승’ 다카이치에 “백지위임 아냐···독선은 안 돼” 경고
보수·진보 막론하고 ‘포퓰리즘’ 경계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역사적 대승’을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을 향해 일본 주요 언론들이 수적 우위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독선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이후인 10일 사설에서 “일본 정치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1강 다약’ 시대를 맞이했다”면서 “야당이 무력화된 상황에서는 정권의 오판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고 지적했다.
‘1강 다약’은 자민당이 의회 내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반면 견제할 야권 세력은 미미한 상황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중의원 465석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316석을 차지했다.
중의원 3분의 2 의석은 참의원에서 법안이 부결돼도 재가결을 통해 강행 처리가 가능한 숫자다. 개헌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 한 정당이 단독으로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 것은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경고는 보수·진보 성향을 막론하고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선거전 승리가 유권자의 ‘백지 위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총리가 정책 내용의 구체적 설명을 계속 회피해 왔기에 더욱 그렇다”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소비세 감세, 방위비 증액, 스파이방지법 등 자신이 내세운 공약과 관련해 선거 기간 중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사히는 “높은 내각 지지율을 배경으로 정책 논쟁보다 당수 ‘인기 투표’로 몰아가 자신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다카이치) 총리의 의도대로 된 결과일 수 있으나, ‘말하지 않은’ 정책까지 포함해 일임을 얻었다고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론을 양분하지 않도록 세심한 합의 형성에 노력하는 것이 한 나라 지도자의 책임이다.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면 사회 분열만 조장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저조한 투표율(56.26%)과 의석 비율 대비 낮은 자민당의 비례대표 득표율(37%) 등을 거론했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 제도 등으로 인해 의석수가 실제 민심 대비 과잉대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마이니치는 “우려되는 것은 브레이크 역할을 할 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가 시들면 정권이 역풍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총리가 독선에 빠지거나 손쉬운 포퓰리즘에 기댄다면 신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민 여론을 양분하는 정책 처리도 신중히 해 주길 바란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극 재정과 함께 3대 안보 문서 개정 및 정보 기능 강화를 거론하면서 선거 결과 (정책을 추진할)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헌법 개정도 언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반대론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의원 3분의 2를 장악했다고 해서 억지로 실현하려 한다면 후환을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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