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영향 고려하면 3~6층"…태릉CC 공급 급감할 수도

이유정 2026. 2.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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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이종욱·배준영 의원에 과거 용역보고서
강릉능침 등 영향 '최악'...층수조절 불가피
"6.8천호 공급"...교통평가 형평성 논란 등 넘어야

서울 노원구 태릉CC를 지상 10~18층 높이의 공동주택으로 개발했을 때 태릉(문정왕후의 단릉)과 강릉(명종과 인순왕후의 쌍봉릉)의 일부 조망에 ‘심각한 부정적 시각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문화유산평가 등을 감안하면 건물 높이와 공급 규모가 많게는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과거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다가 멈춰 섰던 태릉CC 주택공급을 재추진하기로 했지만 다시 사업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릉능침 등 시각영향 ‘매우 심각’

10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과 배준영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태릉지구 세계유산(태릉·강릉) 영향성 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6800가구 공급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했을 때 강릉 능침과 정자각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시각 영향이 ‘심각(-5)’ 등급으로 나타났다. 유산 영향 평가 7단계 척도 중 가장 낮은 점수다. 태릉CC 옥상, 태릉CC 15번 홀 등에서도 ‘심각한 부정적 영향(-5)’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2021년 8월 당시 정부가 추진한 주택 공급 목표 ‘6800가구, 최고 층수 10~18층’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LH의 의뢰를 받아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이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연구한 결과물이다. 고고학 조경학 건축학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의 필수 요소인 ‘시각영향평가’로 인해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릉과 강릉 앞 왕릉숲은 폭이 각각 350m, 100m 내외로 다른 왕릉에 비해 좁아 시각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서다. ‘심각’ 수준이 나온 지역을 제외하고도 강릉 정자각 앞, 강릉 진입구, 강릉 홍살문 앞, 태릉 외부가로변, 강릉 외부가로변, 구리갈매지구 경관축 등에서는 ‘중간 정도의 부정적 영향(-3)’이 예상됐다.

지근거리에 있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와 구리갈매공공주택지구가 강릉에 미치는 누적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또 두 지구 모두 최고 30층 높이에 합산 가구 수는 약 2만3000가구로 추산했다.

 ○공급 차질 없이 진행한다지만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건물 층수와 공급 가구 수 모두 상당 부분 축소가 불가피하다. 권고안에는 강릉 조망 수평선을 지키기 위해 건축물 높이를 최소 11.5m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층수로 환산하면 약 3~4층에 불과하다. 유산 경계에서 100~200m 구간은 18~26m(약 6~8층) 이하로 낮출 것도 권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평가내용을 반영하면 3000가구도 짓기 어렵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공급 효과 대비 토지훼손비용과 LH의 재무 여건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반 환경이 달라졌다며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윤덕 장관은 앞서 '1·29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전에는 세계유산영향평가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고 당시에 관계 부처와도 이견이 있었다”며 “영향평가를 최대한 신속히 받고 준비를 제대로 하면 충분히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고 전망한다. 문화재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교통 문제에 대한 인근 주민의 반대, 노원구와 입장차 등도 해결해야 한다. 종묘 경관에 영향을 미칠 영향으로 인해 개발에 제동이 걸린 종로구 세운4구역과 형평성 논란도 나올 수 있다. 이종욱 의원은 “종묘 앞 개발은 세계유산 경관 훼손을 이유로 안 된다고 해놓고, 같은 세계유산인 태릉 바로 옆에는 대규모 주택을 짓겠다는 건 이중잣대”라며 정부는 “동일한 기준과 일관된 원칙을 갖고 주택 공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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