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병구완때 보듬어주던… 간절했던 간호사 꿈 이루게해줘[자랑합니다]

2026. 2. 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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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병원에 입원해서 제일 많이 만나는 사람은 간호사다.

할아버지의 상태가 안 좋아지셨을 때, 내 곁에서 "할아버지는 금방 나으셔서 다원이랑 집에 가실 수 있을 거야"라며 위로해주던 간호사 언니가 아직까지 기억에 선명하다.

그때부터 간호사는 나에게 절망 앞에서 싸울 힘을 준 사람이 되었다.

할아버지 병원 생활의 시작과 끝을 간호사와 함께하며 포근한 위로를 받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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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합니다 - ‘자립준비청년 지원’으로 성장한 나 <상>
간호사는 힘든 직업이지만, 내가 꿈꾼 일인 만큼 환자를 따뜻이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서 제일 많이 만나는 사람은 간호사다. 환자가 가장 아플 때 환자 옆에서 환자를 파악하고, 아픔을 위로해주며 일차적인 고통에 도움을 주는 사람. 나는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간호사가 되어 행복하다.

간호사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만남이 있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병원에서 꽤 오래 계셨다. 초등학교 땐 수업을 마치고 병원에 가서 할아버지 옆에서 도란도란 떠들다가 옆자리 언니와 친해져 병원 편의점을 자주 가던 아이였다. 할아버지의 상태가 안 좋아지셨을 때, 내 곁에서 “할아버지는 금방 나으셔서 다원이랑 집에 가실 수 있을 거야”라며 위로해주던 간호사 언니가 아직까지 기억에 선명하다. 간호사 언니는 나의 유일한 보호자가 떠나지 않을 거라고, 내 곁에서 건강하게 있어 줄 거라고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그때부터 간호사는 나에게 절망 앞에서 싸울 힘을 준 사람이 되었다. 긴 세월 동안 할아버지가 빛을 잃어가기까지, 내 곁에서 등을 토닥여주던 그 손길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중학생이 되어 장래 희망을 제출해야 했을 때는 막연하게 학교 선생님을 적어냈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때 내 주위 어른들은 나에게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했다. 힘든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려면 스스로를 지켜야 했기에 나에게는 공부가 수단이었다. 보육원에서 외로움과 끝없는 우울을 견뎌내느라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의 빛이었던 할아버지가 내 옆에 안 계시고, 생판 모르는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적응하고 버텨내야만 했던 시절. 그때는 잠시 ‘간호사’라는 직업이 나에게 준 따뜻한 감정들을 잊고 살았다.

고등학생이 되어 진로를 정할 때, 다시 간호사가 떠올랐다. 앞날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서였을까.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취업률’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해준 직업이 간호사였다. 간호사는 그저 세상에 ‘1인분을 할 수 있는 어른 이다원’이 되는 수단이었고, 내 미래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였다. 썩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간호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생이 되어 간호학과에서 공부와 실습에 치이다 보니 어릴 적 간호사라는 직업이 주었던 꿈과 희망은 나에게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해 앞자리를 차지했던 내가 대학 간호학과에선 저 뒤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친구들과 공부하다가 아무리 해도 오를 수 없는 벽에 부딪혔다고, 이것이 나의 한계라고 느끼며 운 적도 있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간호사가 되겠다고 했지?’ 의학용어를 외우다가 지쳐 잠이 들었던 어느 날 밤, 어린 시절의 순간이 꿈에 나왔다. 할아버지 병원 생활의 시작과 끝을 간호사와 함께하며 포근한 위로를 받았던 순간. 그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펑펑 울었다. 내가 간호사에게 받았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삶을 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에 지쳐서 잊고 살았구나. 그날 이후로 ‘간호사 이다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를 명확히 찾아냈고 마음에 새겼다.

이날 다시 찾은 간호사라는 직업 선택의 이유는 삶의 원동력이 되어 간호학과 학생으로 실습 1000시간과 방대한 공부량을 이길 수 있게 해주었다. 이후 국가고시를 치르고, 병원 면접을 보고, 현재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이제 간호사로서의 첫 시작인 만큼, 내 어린 시절을 따뜻하게 품어주던 간호사의 모습을 잊지 않고, 나도 어느 환자의 시작과 마지막을 따뜻하게 지켜줄 수 있는 간호사로 임할 것이다.

이다원(홀트아동복지회 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 ‘위드유 커뮤니티’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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