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힘든데 일본 선거까지 ‘으악’…‘투심 위축’ 채권시장 겹악재에 흔들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2026. 2. 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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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대 소멸에 투심 위축
자민당 압승에 日 확장재정 우려 커져
국내 국고채 금리까지 영향 ‘연중 최고’
엔화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채권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민당의 압승이라는 또 다른 변수까지 더해졌다.

시장에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확장 재정을 강화할 경우 일본 국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 여파가 한국 채권시장에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서울 국고채 금리는 전날 일본 중의원선거에서 자민당 압승 소식과 입찰 일정에 따른 수급 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전날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4% 넘게 급등한 점도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만기를 제외하고 일제히 올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267%에 장을 마쳤다.

최근 채권시장은 대외 변수들이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 증시 강세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며, 금리가 잇따라 기존 고점을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전고점을 새로 쓴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주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임명과 호주 금리 인상 등에 연동되면서 출렁였다가, 이후 국내 증시 조정 등을 거치며 금리 상승 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유의미하게 반락하지는 못했다.

시장은 주말 사이 치러진 일본 선거 결과가 채권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자민당이 승리할 경우 적극적인 재정 운용 기조가 탄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예산 확대 가능성과 함께 국채 발행 부담을 키우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일본의 재정 정책 방향이 가시화돼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경계 심리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이후 불확실성 제거 및 선반영은 오히려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만약 아직 통과되지 못한 예산안을 새로 편성된 중의원에서 수정할 경우 금리는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로운 공약을 반영하기 위해서 재원 조달뿐 아니라 전체 금액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본 장기금리와 글로벌 금리 간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의 2026년 예산안이 통과되는 마지노선이 4월 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월까지 일본 재정정책 이슈는 채권시장에 남아있는 불안 요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민당 승리가 일찍이 예상된 만큼 이미 시장에 대한 영향은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일본 금리 상승세가 점차 안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국채 시장의 일본 재정지속 가능성 우려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국채시장 변동성은 점차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부채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과하다고 본다”며 “확장재정에 일본 국채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리스크가 크지만 점차 안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덧붙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자민당이 크게 압승을 한 만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환심성 정책의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타날 수 있다”며 “아베 전 총리 당시와 달리 확장적인 재정지출을 펼칠수록 일본 장기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점은 다카이치 총리의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만약 일본의 확장적인 재정 지출이 높아질 경우 한국 금리도 영향을 받아 상승하겠지만, 한국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일본 국채의 대체재로 부각되면서 금리 상승 폭은 일본 국채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일 당국의 환율 공조에 따라 엔화 약세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유효하지만, 엔화는 다카이치 총리의 엔저 용인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의 미일 공조 개입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약세 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봤다.

당분간 금리 하락을 견인할 재료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이번 주 잇달아 발표될 메이저급 경제지표에 시선이 쏠린다.

오는 11일과 13일엔 각각 미국 1월 고용동향, 1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고용지표는 1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및 고용시장 선행지표를 감안하면 양적지표 중심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CPI도 1월 에너지 가격 역기저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모두 미국 커브 플래트닝(장단기 금리차 축소) 재료이며 현재 최대 두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프라이싱하고 있는 한국 커브에도 플래트닝 재료로 기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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