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도 뉴로핏·비엘팜텍 등 바이오 상승세 못 꺾었다↑ [바이오맥짚기]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지난 2일 미국 뉴욕 증시 급락의 여파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국내 증시에서도 장 중 공황매도(패닉셀링) 현상이 나타났지만 국내 바이오 부문은 예외였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모멘텀을 확보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장의 하락 압력을 이겨냈다.

‘알츠하이머 진단’ 독보적 기술력으로 52주 신고가 ‘뉴로핏’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바이오 기업 중 국내 증시 ‘상승률 톱10’ 명단에는 뉴로핏(380550), 비엘팜텍(065170), 엔젠바이오(354200)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뉴로핏은 전일 대비 29.91% 상승한 3만 6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뉴로핏의 이번 급등은 주력 제품인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Neurophet AQUA AD Plu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510(k) 승인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결정적이었다. 이 솔루션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의 필수 관문인 뇌 미세출혈 영역을 AI로 자동 검출한다. 최근 레켐비 등 치매 치료제 부작용 관리가 화두가 된 상황에서, 부작용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뉴로핏의 기술은 글로벌 빅파마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향후 전망도 매우 밝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함에 따라 FDA 승인을 받은 아쿠아 AD 플러스의 필수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아시아권의 레켐비 허가 확대로 일본, 중국 시장에서의 선점 효과가 기대되며, 로슈 등 빅파마와의 공동 연구가 본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2027년 흑자 전환 목표 달성은 물론 글로벌 표준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 “레켐비의 미국 FDA 허가 이후 순차적으로 허가가 이뤄진 국가들이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됐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이번 허가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단위 기술 이전 기대감에 한 달 새 5배 급등 ‘비엘팜텍’
비엘팜텍 역시 전일 대비 29.84% 오른 3590원을 기록하며 7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500원대였던 주가는 한 달 만에 5배 이상 폭등하며 올해 국내 증시 상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 상승의 배경에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 플랫폼 기술이 있다.
분자접착제는 암을 유발하는 나쁜 단백질을 단순히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 쓰레기 처리반과 강제로 결합시켜 ‘완전 삭제’하는 기술이다. 비엘팜텍은 자회사 비엘멜라니스를 통해 이 기술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암젠(Amgen)의 ‘골든티켓’ 수상자로 선정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비엘팜텍은 시가총액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 3곳과 조 단위 기술 이전(L/O)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의 비약적 상승이 기대된다. 현재 진행 중인 조 단위 기술 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소형주였던 비엘팜텍의 재무 구조와 시장 지위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분자접착제 기술은 항암제를 넘어 자가면역질환 등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해, 암젠의 골든티켓 수상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적인 플랫폼 제휴 및 공동 개발 모멘텀이 줄을 이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영철 비엘팜텍 회장은 “분자접착제 기술은 이론을 넘어 실제 동물실험에서 항암 효과가 증명된 단계”라며 “글로벌 빅파마들이 수조원대 딜을 체결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우리도 조건이 맞는 파트너와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LG·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AI 의료데이터 기업’ 변신 ‘엔젠바이오’
엔젠바이오 또한 29.80% 상승한 2635원으로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엔젠바이오는 최근 가천대 길병원과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정밀진단 플랫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역량을 과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엔젠바이오는 대용량 검사 장비와 자체 개발한 분석 소프트웨어 ‘엔가스(NGAS) 2.0’을 통합 공급하게 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엔젠바이오의 ‘AI 의료데이터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다. 엔젠바이오는 최근 LG AI연구원의 정밀의료 모델 ‘엑사원 패스 2.0’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기존 2주가 걸리던 유전자 검사 과정을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AI 분석 기술을 확보했다.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차세대 유전체 정보 관리 시스템 ‘엔글리스(NGLIS)’도 기술 이전받으며 데이터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처럼 단순 진단 기업을 넘어 ‘AI 의료 데이터 플랫폼’으로서의 재평가가 예상된다. LG AI연구원 및 서울아산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독점적 기술 우위를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외 30여 개 대형 병원에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형태로 공급하며 안정적인 구독형 매출 구조를 확립할 전망이다. 멀티모달 정밀진단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식 엔젠바이오 대표는 “단순한 진단 시약 판매를 넘어 AI와 멀티모달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의료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중”이라며 “상급종합병원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실질적인 매출 성장과 기술 고도화를 동시에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유진희 (sade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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