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한 글자만 달라진 게 아니다'... '축잘알-광주잘알' 이정규의 출사표[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6. 2. 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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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동계 2차 전지훈련지인 경상남도 남해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의 찬란한 역사를 함께했던 수석코치는 이제 이정규(43) '감독'이 돼 팀의 새로운 시작을 이끌고 있다. 그가 팀의 문화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전임 이정효 감독만큼이나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점, 자신의 축구를 오랫동안 갈고 닦았다는 점은 광주의 새출발을 기대하게 만든다.

과거 수석코치를 지냈던 광주FC에서 프로 사령탑 데뷔를 앞둔 이정규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광주는 현재 남해에서 2차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다. 태국 후아힌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잠깐의 휴식기만 가진 후 남해에 내려와 다시 땀을 흘리고 있는 것.

2025시즌을 끝으로 4년간 함께했던 이정효 감독과 이별한 광주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구단 수석코치를 지냈던 이정규 감독을 올 시즌을 앞두고 제8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22 K리그2 우승, 2023 K리그1 3위,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 등 광주 구단 최고의 순간을 함께했던 인물. 그만큼 광주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 감독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광주 선수단의 남해 베이스캠프에서 만난 이정규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처음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광주는 제게 남다른 팀이기 때문에 뜻깊은 순간이었다. 엄청 좋았지만, 솔직히 그 기분은 10초 정도 가더라. 그 이후에는 마냥 좋아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과 기대감이 일어났다. 이정효 감독님도 당시 영국에서 축하 전화를 주셨다."

이정규 감독은 2008년 선수 은퇴 이후 약 15년 동안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팀에서 코치를 지내면서 자신만의 자료집을 만들었다. 오랜 코치 생활 끝에 프로 감독이 되고, 코치 시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타파하는, 최근 K리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감독들과 유사한 부분이었다.

"지도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은 자료가 노트북과 USB에 다 들어있다. 정보와 자료를 모으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감독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코치 시절에 많은 감독님들을 만나며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나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하고 내가 했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계기도 있었다. 이제는 내 아이디어를 모아서 훈련에 적용하는 법을 잘 알기에 자신 있다."

이정효 감독(왼쪽 첫 번째)과 나란히 앉아 있는 광주 수석코치 시절 이정규 감독(왼쪽 두 번째). ⓒ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감독이 광주 사령탑으로 있던 2024년에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축구에 미친' 이정규 당시 수석코치를 칭찬한 적도 있다. 또한 이정규 감독은 이정규 감독이 당시 인터뷰에서 언급한 '광주의 축구 시스템과 문화를 이어갈 지도자'에 제대로 부합한다.

"이정효 감독님이 워낙 광주라는 팀의 문화를 잘 만들어놓으신 덕분에 내가 감독으로서 광주에 와서도 선수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었다. 이정효 감독님과는 대화도 많이 했고, 축구적으로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둘 다 좋은 무기를 계속 만들려고 하다 보니 비슷한 부분이 많아진 거라고 본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정효 감독님의 팀보다 조금은 더 '공격적인 수비'가 특징일 듯하다. 기존의 광주에서도 수비 시에 압박을 많이 했지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면, 나는 리스크가 더 있지만 그래도 더 과감하게 압박해보고자 한다. 이정효 감독님의 수원 삼성과 다른 리그에 있어 당장의 맞대결은 힘들다. 붙어보고 싶은 마음 자체보다는, 감독님과 한 팀에 있었을 때처럼 '이런 아이디어는 어떠세요?'라며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언젠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비록 광주는 K리그1, 수원은 K리그2에 있어 당장 리그에서 이정효 감독과의 맞대결은 힘들지만, 과거 이정규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감독들이 K리그1에 있다. 바로 이정규 감독이 고양 KB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당시 플레잉코치였던 이영민 부천FC 감독과 선배였던 유병훈 FC안양 감독.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이어가고 있는 세 감독은 이제 K리그 1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프로축구연맹

"유병훈 감독님과 같이 선수 생활할 때 감독님이 방장이었고 내가 막내였다(웃음). 후배들에게 엄청 잘해주셨다. 이영민 감독님은 워낙 존경하는 선생님이셨고, 플레잉코치로서 엄청 많은 걸 준비하시는 모습이 선수들에게 모범이 됐다. 두 분 다 여전히 종종 연락 드리는 사이다.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누구를 상대로 하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두 분의 팀과 많이 붙어봤고 스타일을 잘 알기에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많이 배우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프로 감독이 되기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코치는 마침내 감독 데뷔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겸손과 자신감을 겸비한 이 감독은 광주 팬들에게 출사표를 전했다.

"목표는 파이널A(1~6위)다. 너무 앞서간다는 얘기도 있지만, 선수들과 훈련을 해보니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초보 감독이 이끄는 팀이라 관심을 못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광주를 지탱해왔던 선수들은 그대로 있다. 감독이 초보라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닌가 우려되는 마음도 있어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팀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다. 이제 축구로 보여드리겠다. 말을 길게 하기 보다는 잘 준비해서 더욱 발전하는 광주FC가 되게끔 하겠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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